[약 이야기]중기 퇴행성 관절염의 치료 공백기가 없어졌다?

[류장훈 기자] 입력 2018.04.27 14.00

#29 무릎 퇴행성 관절염의 다양한 치료법

일러스트 최승희 choi.seunghee@joongang.co.kr

나이가 들면 찾아오는 신체 변화 중 대표적인 것이 '관절'입니다. 기계도 오래 사용하면 마모돼 헐거워지듯, 관절에도 퇴행성 변화가 생기죠. 바로 '골관절염'입니다. 삐걱거리면서 만성 통증에 시달립니다. 골관절염 중 가장 흔한 것이 바로 '무릎 퇴행성 관절염'인데요, 지난해 기준 국내 골관절염 환자(약 376만명) 10명 중 8명(약 280만명)이 무릎 관절염 환자입니다. 무릎 퇴행성 관절염 치료는 심한 정도에 따라 치료법이 나뉘는데요, 최근에는 새로운 방식의 치료법이 추가되면서 선택의 폭이 넓어졌습니다. 이번 약 이야기에서는 무릎 퇴행성 관절염의 다양한 치료법과 요즘 주목받고 있는 유전자 치료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사실 며칠 전 한 독자분이 메일을 주셨습니다.
 

유전자 치료에 대해 설명하기 전에 먼저 무릎 퇴행성 관절염에 대한 통상적인 병기별 치료법에 대한 설명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퇴행성 관절염은 나이가 들면서 관절 연골세포의 기능이 떨어져 외부 충격으로부터 관절을 보호하는 능력이 줄어든 상태를 말합니다. 연골 표면은 거칠어지고 관절에 변형이 찾아오죠. 정도(중증도)에 따라 4단계로 분류합니다. 의심→경증→중등도→중증 단계로 봅니다.
 

의심 단계는 간헐적인 통증이 있는 아주 초기 단계입니다. 이땐 보통 진통제를 먹습니다. 타이레놀로 잘 알려진 '아세트아미노펜' 성분 등의 진통제를 복용하기 시작합니다. 근데 이 약으로 통증이 줄어들지 않으면 이보다 효과적인 '비스테로이드성 항소염제(NSAIDs)' 계열의 진통제를 복용하게 됩니다. 소염·진통 효과가 있어 초기에는 효과적입니다. 
근데 진통제는 통증을 줄여주는 것일 뿐 원인을 해결해 주진 못하죠. 무릎은 아파도 사용할 수 밖에 없으니 악화하게 됩니다. 경증 단계로 돌입하면 통증도 전보다 심해집니다. 이땐 주사치료를 받게 됩니다. 대표적으로 '스테로이드 주사'와 '히알루론산 주사'가 있습니다. 
 
스테로이드는 염증과 통증 감소에 효과적입니다. 하지만 스테로이드 부작용 때문에 자주 맞을 순 없습니다. 1년에 4회 이내로 제한하고 있죠. 히알루론산 주사는 1주 간격으로 3~5회 주사해 소염·진통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중증 단계에서는 비로소 수술적 치료가 필요합니다. 인공관절 치환술, 인공관절 반치환술, 무릎 절골술이 대표적입니다. 무릎관절을 인공관절로 완전히 대체하느냐, 반만 대체하느냐입니다. 또 절골술은 한쪽 무릎 중에서도 안쪽 바깥 쪽 중 변형이 오지 않은 쪽의 관절뼈를 깎아 변형을 바로잡고 관절이 받는 부담을 부산시키는 치료입니다. 모두 말기에 해당하는 치료법이죠.
 

이들 치료법보다 전단계에 사용되는 치료로 '관절 내시경'이 있습니다. 관절에 아주 작은 구멍을 뚫고 내시경을 넣어 작은 공간에서 손상된 연골을 다듬고 정리하는 치료입니다. 인공관절수술이나 절개수술에 비해 부담이 적어서 '시술'이라고 표현하지만 수술적 치료입니다. 수술을 부담스러워하거나 두려워하는 사람은 망설이게 되지요. 
 
그래서 이들 단계 사이에 있는 중기(중등도)의 환자는 '치료 공백기'에 있다고 불리기도 했습니다. 무릎 퇴행성 관절염은 시간이 지날수록 상태가 안 좋아질 수밖에 없고 결국 말기에 이르게 되는데, 수술적 치료가 예방적 치료는 아니라는 점에서 사실상 뾰족한 치료법이 없었던 셈이죠. 
 
근데 '유전자 치료'가 이 시기의 환자 치료에 유용한 치료법으로 제시된 겁니다. 유전자 치료의 개념은 잘못된 유전자를 정상 유전자로 바꾸거나 치료 효과가 있는 유전자를 환부에 투입해 증상을 해결하는 것을 말합니다. 무릎 퇴행성 관절염에 사용되는 유전자 치료제는 정상사람의 연골세포와 연골세포 성장인자(TGF-β1)가 형질 전환된 연골세포가 주성분입니다. 
 
유전자 치료도 주사 치료인데요, 기존 스테로이드나 히알루론산 주사와는 다릅니다. 의학계에서 차세대 바이오의약품으로 주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우선 효과가 지속적입니다. 일반적으로 주사치료는 치료법의 특성상 효과는 '굵고 짧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유전자 치료는 단 한번의 주사 투여로 2년 이상 통증 및 기능을 개선하는 효과가 입증됐습니다. 게다가 마취와 수술이 필요 없다는 점은 환자의 부담을 덜어주지요. 

이 치료제를 반기는 것은 의료진도 마찬가집니다.
 

단, 유의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유전자 치료를 받을 땐 질병관리본부가 공식 인증한 병원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치료 특성상 병원 내 감염을 예방하는 시설과 시스템에서 이뤄져야 하고 사후 관리도 철저해야 하기 때문이죠.
 

질병관리본부 인증 병원(유전자치료기관)은 질병관리본부 대표 홈페이지(cdc.go.kr/CDC/main.jsp)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홈페이지에 접속해 ▶민원/정보공개 ▶공공데이터 ▶공공데이터 개방목록으로 이동한 뒤 검색창에 '생명윤리정보관리현황'을 넣고 검색해 나온 '질병관리본부_생명윤리정보관리 현황' 파일데이터에서 '유전자치료기관 현황' 압축파일을 다운로드 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유전자 치료는 반드시 인증 받은 유전자치료기관에서 받아야 합니다.
 

퇴행성 관절염은 치료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평소에 예방해 발병시기를 늦추는 것이 중요하겠죠? 다리 근력 강화 운동과 관절에 무리가 많이 가지 않는 수영, 자전거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 잊지 마세요. 
 
※ 약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으면 메일로 보내주세요. 주제로 채택해 '약 이야기'에서 다루겠습니다. (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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