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디마디 쑤시는 관절통, 위장 기능 활성화로 다스려

[이현숙 원장 ] 입력 2018.03.26 09.13

이현숙 원장의 갱년기 상담소

Q. 폐경 전부터 손가락 마디마디가 아프면서 몸살에 걸린 것처럼 온몸이 쑤시고 심지어 살까지 아플 때가 많아요. 류머티즘은 아니라고 하는데 혹시 갱년기 때문일까요? 

A. 네. 갱년기에 흔한 증상이 관절통이지요. 갱년기가 되면 본인이 취약했던 부분이 크게 증폭돼 증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관절통은 골다공증이 있는 경우도 많지만 대체로 별문제가 발견되지 않는 상태가 대부분입니다. 일종의 퇴행성 관절과 같은 증상을 보이며 많은 갱년기 여성이 마디마디 아픈 증상을 호소합니다. 갱년기 환자 중에는 아침에 일어나면 온몸이 굳어진 듯 뻣뻣해져 따뜻한 물로 샤워하기 전까지 몸이 너무 아파 움직이기 힘들다는 환자, 호르몬제를 먹으면서 소염진통제를 복용하고 있는 환자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약을 먹고도 계속 손마디가 아프다고 하시죠. 
  
 이런 경우 진맥을 해보면 위와 장의 기능이 약한 경우가 매우 많습니다. 20·30대부터 소화장애가 있고 장 흡수력이 많이 떨어져서 몸에 좋은 영양소들이 제대로 흡수되지 못하니 관절 기능이 약해진 상태로 갱년기를 맞이하게 됩니다. 갱년기로 여성호르몬이 줄어들면서 자율신경계의 균형이 깨지면 위와 장의 운동력이 떨어져서 잘 체하고 가스가 차는 등 소화기 증상들이 심해지지요. 이때 체열 검사를 해보면 혈류의 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명치 부위를 중심으로 한 흉·복부에 혈액과 열이 몰려 있고, 사지 말단으로는 혈액 공급이 잘 되지 않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말초 혈액순환장애로 손가락을 비롯한 관절이 뻣뻣해지면서 통증이 오기 쉽습니다. 전신 관절통이 생기면 가장 먼저 위와 장의 기능을 활성화해 중심에 몰린 혈액의 순환을 원활하게 하고 독소 배출이 잘 되도록 해야 합니다. 기혈 순환 치료가 끝나면 근골을 보충하는 약재로 관절 기능을 강화하고 자율신경계의 균형을 잡아 안정화시키는 치료로 마무리합니다. 차후에는 폐경 후 약해지는 관절을 보강하는 처방으로 주기적인 보약을 쓰면 됩니다. 

 보통 4~6주 정도 치료 후 통증이 완화된 상태에서 본인의 체력에 맞는 운동을 시작해 골밀도를 유지하고 관절의 유연성을 확보하게 합니다. 초기에 통증이 심할 때는 봉독약침 등의 약침 치료를 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됩니다. 국소 부위에 약침 치료를 함으로써 그 부위의 혈액순환을 강화하고 염증을 없애주면 빠른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전신 관절통의 경우 심장 활동을 강화해 전신의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혈관의 탄력도를 높여 말초까지 순조롭게 혈액 소통이 잘 되도록 하는 치료가 필요하지요. 
  
 물론 이 모든 치료에는 자율신경계의 균형과 함께 갱년기로 약해진 신장 기능을 강화하는 치료가 동시에 이뤄져야 합니다. 신장 기능이 원활해야 위와 장을 통해 흡수된 영양을 신음으로 만들어 관절을 비롯한 모든 조직에 공급할 수 있습니다. 
  
 갱년기를 맞아 관절 기능 등 허약해진 부분이 있다면 적절한 치료와 함께 식생활·운동 등 생활습관을 규칙적으로 개선해 몸의 각 기능이 서로 조화롭도록 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현숙 서초자인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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