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저선량 CT로 일찍 발견하면 생존율 향상 기대

[김선영 기자] 입력 2018.03.14 10.40

항암치료 발전…표준 치료보다 3세대 항암제 치료법이 효과 우수

한국인의 암 사망률 1위는 폐암이다. 5년 생존율도 23.5%에 그친다. 초기 진단이 늦어져서다. 폐암은 자각 증상이 거의 없다. 증상이 있어도 기침·가래 등 감기 증상과 비슷해 놓치기 쉽다. 폐암을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면 5년 생존율이 70%가 넘는다.

만성 폐쇄성 폐질환(COPD) 환자, 장기 흡연자 등 고위험군은 저선량 흉부 CT(컴퓨터단층촬영)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이 검사는 흉부 X선 검사보다 방사선량이 적은 데다 정확도가 높아 폐암 선별검사로 널리 쓰인다. 실제로 최근 미국 공공의학도서관학술지 '플로스원'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국내 폐암 전문가 183명을 대상으로 폐암검진에 대한 인식도와 경험을 조사한 결과, 저선량 CT 폐암 검진으로 폐암 조기 발견률이 높아질 것이라는 데 모두 동의했다. 95%는 폐암검진으로 생존율이 향상될 것이라고 답했다.

방사선 조사에 따른 위험과 불필요한 검사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에 대해선 각각 63%, 83%가 동의하지 않았다. 대신 검사로 인한 수검자의 정신적 스트레스를 유발할 가능성에 대해 88%가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연구를 주도한 인하대병원 류정선 교수는 “폐암 전문의 대부분은 폐암 검진으로 얻는 이점이 부작용보다 훨씬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폐암 조기 검진 도입이 암 사망원인 1위인 폐암으로 인한 사망을 막는데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소세포폐암에 3세대 항암제 쓰면 효과 크고 부작용 적어

폐암으로 진단되면 수술·항암·방사선 치료 등 환자 상태에 맞는 최적의 치료법을 찾아야 한다. 완치를 위해선 수술로 암을 완전히 절제하는 게 최선이다. 주로 폐암 1기, 2기나 3A기 중 일부 환자가 수술을 한다. 그보다 더 진행된 경우는 항암 치료나 방사선 치료가 우선적으로 고려된다.

최근 들어 치료약 분야가 크게 발전하고 있다. 그동안에는 상피세포 돌연변이가 있는 폐암(비소세포폐암)은 표적치료제(이레사, 타세바 등)를 1차 치료로 썼다. 일반 항암제에 비해 항암효과는 크고 독성은 적은 장점이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환자에게 내성이 생기는 게 문제다. 최근에는 내성이 생긴 환자를 위해 3세대 항암제인 타그리소가 개발됐다.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에 실린 논문(2017)에 따르면 비소세포폐암 환자 556명을 대상으로 기존 표준 치료법과 3세대 항암제 치료법을 적용해 18개월 동안 관찰한 결과, 타그리소 치료군이 이레사나 타세바로 치료 받은 표준 치료군보다 생존율은 길고 부작용은 적었다. 부작용 역시 타그리소 치료군이 더 적었다. 연구를 진행한 가천대 길병원 조은경 교수는 “타그리소 치료를 받은 환자는 무진행 생존기간이 두 배로 연장되고 부작용은 오히려 적어 환자의 삶의 질 향상에 큰 기여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영양 고루 섭취하고 아침저녁으로 가볍게 걷기 추천
 

항암치료를 잘 받으려면 적절한 영양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폐암 환자는 일반인에 비해 근육이나 체지방 등 체내 영양소를 분해하는 작용이 증가한다. 규칙적으로 식사하고 단백질, 무기질, 비타민 등 신체 활동에 필요한 영양소를 고루 섭취해야 치료 과정을 좀더 수월하게 견딜 수 있다.

가벼운 운동은 피로를 줄이고 항암치료로 인한 심리적인 불안감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된다. 면역력 향상에도 좋아 아침저녁으로 30분에서 1시간씩 가볍게 걷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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