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상 사고로 큰 부상 막으려면 몸 따뜻하게, 손 빼고 걷기

[윤혜연 기자] 입력 2017.12.21 08.55

미끄럼 방지 신발창 덧대고 평소 평형 감각 키우는 운동 도움

기상청이 오는 23, 24일 전국에 눈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18일 서울·경기 지방에 내린 폭설로 아직 빙판길인 곳도 있어 큰 피해가 우려된다. 눈이 많이 내린 뒤 한파가 이어지면 거리 곳곳이 얼음판으로 변한다. 꽁꽁 얼어 붙은 땅을 잘못 밟으면 미끄러져 넘어지는 등 낙상 사고의 위험이 크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2015년 낙상으로 입원한 환자가 약 28만4000명으로 2011년과 비교해 16% 증가했다. 이 중 65세 이상 노인은 2015년 약 12만4000명으로 2011년에 비해 32% 늘었다. 겨울철 낙상 사고 발생률이 11% 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상의 정도가 심해 입원해 치료를 받는 환자도 많았다. 65세 이상 노인 중 입원하는 경우 절반은 2주 정도, 특히 고관절이 다친 환자는 평균 25일 이상 입원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노인들은 넘어지면서 고관절이나 척추 골절상을 입는 경우가 많다. 젊은 층에서는 손목이나 발목, 인대, 허리 부상이 많다. 강남자생한방병원 이진호 원장은 “겨울철에는 실내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져 활동량이 줄고 근육과 관절이 많이 굳는다”며 “이런 상태에서 눈길, 빙판길에 넘어지면 뼈와 관절에 타격을 입으면서 염좌, 근육 파열, 골절 등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노인 및 젊은 층, 소아·청소년이 각각 주의해야 할 낙상 사고와 이를 예방하기 위한 방법이 다르다.
 
6070, 발 끝에 힘 주며 걷고 몸 따뜻하게
노인들은 근력이 약하고 골밀도가 낮아 쉽게 넘어지고 작은 충격에도 척추나 대퇴골 같은 중요 부위에 골절이 일어날 수 있다. 근육과 지방량이 적어 충격이 척추나 고관절에 그대로 전달되기 때문이다. 균형 감각이 둔해지고 유연성, 민첩성 같은 신체 능력이 떨어지는 것도 중요한 원인이다. 이 원장은 “골절 후 척추에 퇴행이 오면서 그 충격으로 척추압박골절 및 디스크도 유발할 수 있다”며 “심하면 하반신 마비로까지 이어질 수 있으므로 눈길에 넘어지지 않도록 주의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빙판길을 걸을 때는 천천히 발 끝에 힘을 주며 내딛는다. 평소 체온을 따뜻하게 유지하면 몸이 경직되지 않아 넘어지더라도 큰 부상을 막을 수 있다. 빙판길에 미끄러져 넘어졌을 때 엉덩이 부위에 통증이 심하다면 고관절 골절일 가능성이 있다. 이럴 땐 스스로 일어나는 것 보다 주변에 도움을 청해서 일어나기를 권장한다.
 
2030, 스키·보드 즐기기 전 스트레칭으로 몸 풀기
눈길에 굽이 높거나 밑창이 매끄러운 부츠를 신으면 낙상의 위험도가 높아진다. 특히 여성의 경우 높은 굽의 신발을 신을 땐 양 손을 외투 주머니에 넣지 않는다. 미끄러지더라도 손을 이용해 중심을 잃지 않기 위해서다.  신발에는 미끄럼 방지 신발창을 덧대거나 바닥에 요철 처리가 돼 있는 부츠를 신는다.
 겨울 스포츠인 스키나 보드를 타다 넘어지면서 골반뼈, 손목뼈, 허리 손상 등 예기치 않은 부상을 입기도 한다.  스키나 보드를 즐기기 전 반드시 따뜻한 곳에서 스트레칭으로 몸을 충분히 풀어준 뒤 즐겨야 더 큰 부상을 방지할 수 있다. 이 원장은 “운동 전 따뜻하게 찜질을 하면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하고 척추나 관절 부위의 근육과 인대를 이완시켜 몸을 푸는 데 도움이 된다”며 “평상시 근력 운동을 통해 뼈와 근육을 다지고 유연성과 평형 감각을 키워두기를 권한다”고 말했다.
 
소아·청소년, 넘어질 때 성장판 손상 주의
아이들이 빙판길에서 넘어지는 것을 단순 사고쯤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손목·발목·팔꿈치·무릎을 다칠 때 성장판도 다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어린이들은 뼈가 유연해 골절상을 입더라도 X선 촬영으로 발견이 어려울 수 있다. 이를 방치할 경우 성장판 골절 후유증으로 팔다리 한 쪽이 짧아지거나 휘어지는 등 성장 장애가 나타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이 원장은 “다친 관절 부분에 멍울이 만져지거나 한 쪽으로 휘어진 것처럼 보인다면 성장판 손상을 의심할 수 있다”며 “골절이 의심되면 X선 촬영에 잘 나타나지 않더라도 1~2주 더 세심하게 관찰한 뒤 다시 검사를 받기를 권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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