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많고 우울할수록 스마트폰 중독 위험 높아

[윤혜연 기자] 입력 2017.11.08 08.33

스트레스 높으면 2배, 우울하면 1.9배

최근 흔히 볼 수 있는 ‘스몸비(smombie)’


요즘 거리를 걷다 보면 스몸비(smobie)를 쉽게 볼 수 있다. 스몸비란 ‘스마트폰(smartphone)’과 ‘좀비(zombie)’의 합성어로 휴대폰 화면을 보느라 길에서 고개를 숙이고 걷는 사람을 넋 빠진 시체 걸음에 빗댄 신조어다.

이같은 스마트폰 중독이 정신 건강과 관련 있다는 연구가 발표됐다.
서울의대 민경복 교수와 서울대 보건환경연구소 공동 연구팀이 최근 대학생 608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스트레스·우울·불안감이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스마트폰을 약 2배 많이 사용하는 ‘스마트폰 중독’인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 중독은 스스로 제어할 수 없을 만큼 스마트폰에 과의존하는 상태를 말한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서 대상자에게 스마트폰 사용 시간과 우울·불안과 자살 생각, 주관적인 건강 인식에 대해 물었다. 
 연구 결과 스트레스 수준이 높은 사람은 스마트폰을 과도하게 사용할 위험이 일반인에 비해 2.19배 높고, 지난 1년 동안 우울·불안감을 경험한 사람은 1.91배, 자살 생각을 경험한 경우 2.24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신의 건강이 나쁘다고 대답한 사람은 스마트폰 과다 사용의 위험이 1.98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스트레스 같은 정신·심리적 증상이 스마트폰 중독을 부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스트레스는 뇌 기능에 영향을 미쳐 자기 통제와 충동 조절을 저해할 수 있다. 호르몬의 변화가 대뇌 부위의 신경전달물질 분비에 영향을 미쳐 스마트폰 과다 사용을 유도할 수 있다. 선행연구 결과에 따르면 스마트폰 중독은 알코올·마약 같은 물질 중독과 동일한 기전으로 발생하고 위험한 정도 역시 같을 것으로 추정한다.

예방의학교실 민경복 교수는 “불안감과 지속적인 스트레스가 쌓였을 때 나타날 수 있는 자살 생각 또한 스마트폰 과다 사용을 부르는 위험 요인으로 나타났다"며 “스마트폰은 생활 필수품이지만 과다 사용 예방을 위해 사회적 관심과 정책적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는 정신건강 학술지 ‘정신건강(Journal of Mental Health)’ 최근 호에 게재됐다.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