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만큼 흔한 '가을 식중독' 야채 먹을 때도 안심 못해

[박정렬 기자] 입력 2017.10.31 13.49

최근 5년 간 84건 발생. 야채·고기용 조리기구 달리 써야

선선한 가을은 식중독에 걸리지 않을 거라 여기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여름만큼 가을도 식중독이 발생하기 쉬운 계쩔이다. 낮 기온이 여름처럼 높고, 상대적으로 여름에는 신경 썼던 음식 보관에 소홀한 경우가 많아서다.

가을은 여름 다음으로 식중독이 발생하기 쉬운 계절이다. [중앙포토]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2012~2016년 평균 계절별 연간 식중독 발생건수는 가을철이 84건으로 여름철 94건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지역별로 경기(46건), 인천(14건), 서울(12건) 순으로 많이 발생했다. 병원성대장균(39건), 장염비브리오(12건), 살모넬라(12건) 등이 주요 원인이었다. 발생 장소는 횟집이 39건으로 가장 많았다.

식중독에 걸리면 구토·설사·복통·발열 등이 나타난다. 심한 경우 배변에 피가 섞여 나올 수도 있다. 인제대 상계백병원 소화기병센터 최정민 교수는 "식중독은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1주일 내 증상이 좋아지지만, 드물게 용혈성요독증후군, 비브리오 패혈증, 전신 장기부전으로 악화해 목숨이 위태로울 수도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식중독 치료의 기본원칙은 구토·설사로 빠져나간 몸 안의 수분과 전해질을 보충하는 것이다. 이온 음료나 물을 하루 1리터 이상 마시는 것이 좋다. 증상이 심해 직접 마시기 어려우면 수액 주사를 맞아야 한다.

물을 마시면 설사를 할까 겁이 나 아무 것도 먹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잘못된 생각이다. 물을 마시지 않으면 탈수로 증상이 악화되고 회복이 늦어진다. 최정민 교수는 "설사는 해로운 물질을 몸 밖으로 배출하려는 몸의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음식을 먹거나 물을 마신다고 설사가 심해지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추가로 열이 나면 항생제를 처방하고, 용혈성요독증후군이나 비브리오 패혈증일 땐 투석을 받거나 중환자실에서 입원 치료를 실시한다.  

식중독을 예방하려면 음식을 조리할 떄 위생에 신경써야 한다. 칼·도마 등은 세척한 뒤 사용하고 조리도구는 야채용·고기용·생선용으로 구분해서 쓰는 게 좋다. 식약처에 따르면 식중독 원인 식품은 샐러드 등 채소류(16%)가 가장 많고 육류(14%), 수산물 및 가공품(5%) 순이다. 날것으로 먹는 만큼, 채소는 염소 소독제에 담근 뒤 2~3회 이상 흐르는 수돗물에 헹구고 먹는게 안전하다.

남은 음식은 냉장고에 두고, 찌개·국등 국물 요리는 한 번 더 끓여서 보관하는 것이 좋다. 음료수는 개봉 후 되도록 빨리 마셔야 한다.손 씻기는 식중독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재료나 조리도구가 깨끗해도 손이 더러우면 소용이 없다. 30초 이상 손씻기를 본인은 물론 가족의 건강을 위해 반드시 실천해야 한다.
 

인제대 상계백병원 소화기병센터 최정민 교수 [사진 인제대 상계백병원]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