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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풍, 만성 결절성으로 악화하지 않으려면
◆환자·보호자는 질병 앞에서 늘 선택의 기로에 놓입니다. 적절한 진료과와 병원, 치료법을 결정해야 할 때 그저 막막하기만 합니다. 신뢰할 수 있는 의료진이 있고 체계적인 치료 시스템을 갖춘 병원에 가길 원하지만, 선별해내기가 쉽지 않죠. ‘이럴 땐 이 병원’은 이런 이들을 위한 길잡이 역할을 하려고 합니다. 환자·보호자 사례에 맞춰 최적의 의료서비스를 받는 데 도움되는 핵심 정보를 제공합니다.━ 환자의 궁금증 45세 남성입니다. 최근 엄지발가락이 붓고 열감이 느껴지면서 걷기 힘든 증상이 지속됐는데요. 처음엔 관절염으로 생각하고 병원을 찾았다가 ‘통풍’ 진단을 받았습니다. 꾸준히 관리하지 않으면 만성 결절 통풍관절염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해서 걱정입니다. ━ 의사의 한 마디: 순천향대부천병원 류마티스내과 정혜민 교수 통풍은 체내에 과도하게 축적된 요산이 관절에 침착돼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입니다. 요산은 필수 아미노산인 퓨린의 대사 과정 후 남는 최종 산물인데요. 대부분 소변을 통해 배출되지만, 퓨린 함량이 높은 음식을 과도하게 섭취하거나 신기능 이상으로 요산이 잘 배출되지 못할 경우 문제가 생깁니다. 체내에 축적된 요산이 결정을 이루고 관절에 침착해 염증을 유발하는 것이죠. 통풍은 중년 남성과 폐경 후 여성에게 자주 나타납니다. 여성호르몬이 요산 배출을 돕는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통풍은 초기엔 요산 수치가 높지만 증상이 없는 ‘무증상 고요산혈증’ 기간을 지나 ‘급성 통풍관절염’으로 발현됩니다. 급성 통풍관절염의 증상은 가벼운 자극이나 움직임에도 극심한 통증과 부종 등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주로 발가락·발목·무릎 등 하지 관절에 증상이 나타나며, 그중에서도 엄지발가락에 흔히 발생합니다. 급성 통풍관절염일 경우 보통 증상 발생 후 8~12시간에 가장 심한 통증이 느껴집니다. 이러한 통증은 1~2주가 지나면 사라지는 게 특징인데요. 따라서 질환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때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지 않으면 2년 이내 80% 이상 재발을 경험할뿐더러 급성 통풍 발작이 반복되면서 ‘만성 결절 통풍관절염’으로 진행하게 됩니다. 만성 결절 통풍관절염으로 진행하면 문제가 심각해집니다. 관절 손상 뿐 아니라 이상지질혈증, 고혈압, 당뇨병, 만성 신질환, 심뇌혈관질환 등 합병증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아요. 증상이 생기면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통해 관절 손상을 막고 합병증을 예방해야 합니다. 통풍은 침범된 관절에서 관절액을 채취해 현미경으로 바늘 모양의 요산 결정을 확인한 뒤 진단합니다. 관절액을 채취하기 힘든 경우 임상 증상, 혈액검사, 영상학적 검사 소견을 종합해 진단합니다. 특히 통풍은 세균성 관절염과 초기 증상이 비슷하므로 관절액이나 혈액 검사에서 배양 검사를 시행해 감별해야 합니다.급성 통풍관절염을 치료하려면 안정을 취하면서 약물을 사용해 염증을 조절해야 합니다. 약제는 콜히친, 비스테로이드소염제, 글루코코티코이드 중에서 개인의 상황에 맞는 것을 선택합니다. ▶1년에 2회 이상 통풍 발작이 발생하는 경우 ▶요로결석이나 만성 신질환이 있는 경우 ▶통풍 결절이 있는 경우에는 요산저하제를 꾸준히 사용해 요산 농도를 적절히 유지해야 합니다. 또한 무증상 고요산혈증을 포함한 통풍 환자는 체내 요산 농도를 낮추기 위해 생활 습관 변화가 필요합니다. 특히 비만은 고요산혈증과 관련이 있어서 운동과 건강한 식단을 통해 정상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해요. 간, 곱창 등 퓨린이 많이 함유된 고기 내장류와 맥주를 포함한 술, 인공과당이 많이 함유된 음료는 되도록 피해야 합니다. 우유나 치즈 등 저지방 유제품과 채소는 퓨린이 적게 함유돼 있어 통풍 환자에게 좋습니다. - 피부만 가렵다? 눈에도 영향 미치는 아토피
피부가 가려운 아토피 피부염은 눈에도 영향을 끼친다. 눈 주위 피부는 얇고 민감하기 때문에 습관적으로 눈을 비비면 눈꺼풀에 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 심한 경우 각막이 상처를 입어 시력 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 누네안과병원 최순일 원장의 도움말로 아토피 피부염 환자가 조심해야 하는 3대 안과 질환에 대해 알아봤다. Check1. 계절에 상관없이 충혈되고 가려운 아토피 각결막염 요즘처럼 미세먼지·꽃가루가 심할 때뿐만 아니라 계절에 상관없이 눈이 충혈되고 가렵다면 아토피 각결막염을 의심해야 한다. 아토피 피부염을 앓고 있는 사람은 아토피 각결막염을 최대 67%까지 동반한다는 보고가 있다. 계절성 결막염보다 증상이 심한 것이 특징이다. 눈에서 점액 분비물이 나오고 눈부심 등 통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누네안과병원 최순일 원장은 “아토피 각결막염은 심한 경우 각막에 침범해 시력 저하까지 유발할 수 있어 초기에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아토피 각결막염 치료는 안약으로 염증을 가라앉히면서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 상황에 따라 전신적인 약물치료까지 복합적으로 치료해야 하는 경우가 있어 정확한 진단·치료가 필수적이다.Check2. 10대에도 발병할 수 있는 아토피 백내장 아토피 백내장도 주의한다. 흔히 백내장은 고령층에서 발생하는 노인성 안 질환으로 생각한다. 아토피 피부염으로 인한 백내장은 10대에도 증상이 뚜렷한 것이 특징이다. 주로 양쪽 눈의 중앙부터 흐려지는 방패형 백내장으로 나타난다. 아토피 피부염 환자 10명 중 1명에게 나타날 정도로 발생 빈도가 높다. 진행 속도 역시 빨라 주로 20~40대에 발생한다.최 원장은 “아토피 환자가 젊은 나이에 백내장이 발병하는 원인에 대해 아직 의학적으로 명확하게 규명되진 않았으나, 장기적으로 눈을 비비는 행동과 스테로이드제 사용으로 인한 합병증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얼굴을 포함해 아토피가 있는 10세 이상 환자는 1년에 한번 이상 정기적인 안과 검진으로 백내장을 조기 진단하고 시기에 맞춰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Check3. 실명으로 이어지는 망막박리긁을수록 가려워 눈 주변을 때리가며 버티다 실명할 수도 있다. 눈 부위에 지속적 압력·충격이 가해지면 망막이 찢어져 안구 내벽에서 떨어지는 망막박리가 발생할 수 있다. 아토피 환자의 망막박리는 외상성 망막박리와 비슷한 소견을 보인다는 연구결과가 있다.망막박리가 발생한 후 방치될 경우 시세포의 영구적 손상이 일어나 실명될 수 있으므로 응급 레이저 치료나 망막박리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최 원장은 “망막박리가 확인되면 수술로 치료하는데, 아토피 피부염 환자는 염증이 심하고 상처 회복이 느려 망막이 잘 붙지 않아 예후가 좋지 않은 경우가 많다”며 “수술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선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안과에서 정기검진을 하며 질환을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신발 앞코 유독 닳았다? 마비 증상 탓일 수도
평소 허리 건강이 좋지 않다면 신발 굽을 한 번쯤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신발 굽이 닿는 모양과 방향에 따라 걸음걸이는 물론, 척추 건강도 유추해 볼 수 있다. 걸을 때 발뒤꿈치부터 땅에 닿으니 신발의 뒷굽이 닳는 것은 당연한데, 뒷굽에서 바깥쪽이 닳으면 팔자 걸음을 의심할 수 있다. 팔자 걸음은 발이 바깥쪽 부채꼴 모양으로 15도 이상 벌어진 상태로 걷는 걸음을 말한다. 팔자로 걸으면 골반이 틀어지기 쉽다. 허리가 뒤로 젖히면서 척추에 압력을 줘 요추 염좌 등 허리 퇴형성 질환을 앓을 수 있다. 특히 한쪽 굽이 유독 많이 닳았다면 다리 길이가 다르거나 골반이 삐뚤어졌을 가능성이 높다. 몸의 균형이 무너져 척추에 지속적인 부담이 가해지면서 후관절 퇴행을 앞당길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안짱 걸음은 무릎 관절염 위험이 높다. 오다리로 체중이 한쪽 무릎에 집중된 것이 원인이다. 강남나누리병원 척추센터 이준형 부원장은 “간혹 신발의 앞코 부분이 닳거나 슬리퍼가 자주 벗겨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는 척추질환의 가능성을 생각해 전문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신발의 앞코가 닳았을 땐 특히 주의한다. 허리디스크 질환이나 척추관협착증 등으로 신경이 오래 눌려 발목에 힘이 안 들어가는 마비 증상이 나타났을 가능성이 있다. 이 부원장은 “증상이 의심되면 바로 병원을 찾아 진료와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신발 굽 높이도 중요하다. 신발 굽이 너무 높거나 너무 낮아도 척추 건강에는 부정적이다. 하이힐과 같은 굽이 5㎝ 이상인 신발을 신으면 체중이 신발의 앞쪽으로 이동해 무릎은 원래보다 앞으로 나오고, 허리는 뒤로 젖혀지는 자세가 된다. 이러한 자세가 반복되면 허리 통증과 함께 척추과다 전만증이나 전방전위증이 발생할 수 있다. 이 부원장은 “굽이 너무 낮은 플랫슈즈도 척추에 부담을 줄 수 있어 너무 자주 착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플랫슈즈를 신고 걸을 땐 체중의 3배, 뛸 땐 체중의 10배 정도의 충격이 허리와 무릎에 그대로 전달될 수 있다. 평소 바르게 걷는 습관은 팔자걸음, 안짱걸음을 예방하면서 척추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먼저 가슴을 바르게 편 후 배와 등에 힘을 주어 상체가 흔들리지 않도록 고정하고 발끝은 11자로 유지하면서 발뒤꿈치-발바닥-발가락순으로 발 뒤쪽에서 앞쪽으로 닿게 걸어야 한다. 또 운동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평소보다 빠르게 땀이 날 정도로 걷는 것이 좋고 한 번 걸을 때 30분 이상 걸어야 한다. - 문고리만 돌려도 손목 찌릿하다면 ‘이 질환’ 의심
손목 통증은 일상 속에서 빈번하게 느낄 수 있는 흔한 증상이다. 그만큼 손목 통증을 유발하는 원인도 다양하다. 만약 손으로 문고리를 돌렸을 때 새끼손가락 쪽 손목에 통증이 생긴다면 '척골충돌증후군'을 의심해볼 수 있다. 이는 특히 서양인보다 동양인에게 더 잘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대안산병원 정형외과 강종우 교수의 도움말로 척골충돌증후군에 대해 알아봤다. 척골충돌증후군은 손목 관절을 이루는 척골(새끼손가락 쪽 뼈)과 수근골(8개의 소골을 총칭) 사이에 충돌이 일어나면서 손목에 통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손목을 반복적으로 과도하게 사용할 때 나타난다. 척골충돌증후군이 발병했다면 척골과 수근골 사이에 있는 삼각 섬유 연골에도 반복적인 손상이 가해져 마모나 퇴행성 파열이 일어났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동양인은 서양인과 비교했을 때 엄지손가락 쪽 뼈인 요골보다 척골이 더 길다. 이로 인해 서양인보다 척골충돌증후군이 더 자주 발생할 수밖에 없다. ━ 척골 긴 동양인에게 더 자주 발생 척골충돌증후군 환자는 주로 척골이 연결된 새끼손가락 쪽 손목 관절 통증을 호소한다. 특히 새끼손가락 쪽 손목뼈 사이 오목한 부위를 눌렀을 때 통증이 강하게 나타난다. 통증이 심할 경우 문고리를 돌려서 열거나 양손으로 걸레를 짜는 일상적인 행동을 하는 것도 어렵다. 운동을 할 때도 마찬가지다. 테니스·골프·야구 등 기구 운동뿐 아니라 헬스·복싱 등 맨손 운동을 할 때도 손목 통증이 발생한다.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X선 검사를 해 요골보다 척골이 더 긴지 확인해봐야 한다. 증상이 심하다면 삼각섬유연골복합체 파열 여부를 살펴보기 위해 자기공명영상촬영(MRI) 검사를 받아볼 수도 있다.초기 척골충돌증후군은 손 사용을 줄이거나 물리치료로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질환이 진행돼 손 사용을 줄여도 손목 통증이 쉽게 호전되지 않는다면 약물치료나 주사치료 등을 시행한다. 6개월 이상 보존적 치료를 시행해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으면서 통증이 지속될 경우 수술을 고려해볼 수 있다. ━ 통증 지속되면 수술적 치료 고려해야 척골충돌증후군의 수술적 치료로는 ▶긴 척골의 일부를 잘라내 손목뼈 길이를 맞추는 척골 단축술과 ▶손목 관절경으로 파열된 삼각섬유연골복합체 부위를 절제해 다듬어주거나 봉합하는 수술이 있다. 이러한 수술법은 치료 경과도 좋은 편이다. 무엇보다 척골충돌증후군이 만성화하지 않도록 증상을 조절하고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상생활에서 손목과 관절 손상을 예방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스트레칭이다. 손목을 사용하는 활동을 하기 전에는 충분한 스트레칭을 통해 손목을 풀어줘야 한다. 가볍게 손목을 구부리거나 반대로 펴는 손목 스트레칭이 도움된다. 손목을 많이 사용하는 직업을 가진 경우 손목 스트레칭을 자주 하면서 손목에 가해지는 스트레스를 가급적 줄여주는 것이 이롭다.손목 보호대를 착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운동을 할 때도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일례로 골프 스윙을 할 때 공을 찍어 치는 동작은 손목에 충격이 가중돼 손상을 야기할 수 있다. 일상생활 중에 손목 통증이 느껴진다면 가볍게 넘기지 말고 가까운 정형외과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 장기간 음주할수록 감정 기복 심해지는 이유
늘어나는 고령 인구만큼이나 알코올 의존증 환자 역시 60대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다. 특히 가족이 노인 음주를 더욱 냉정하게 대처하지 않는 것이 노인의 알코올 의존증을 키운다. 알코올 전문병원 다사랑중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최강 원장은 "노인 알코올 의존증 환자의 경우 장기간 음주를 해왔기 때문에 중독됐다고 자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더욱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한국의 노인 자살률(인구 10만 명당 46.6명)은 OECD 국가(평균 17.2명) 중에서 1위다. 노인들의 자살과 물질적 빈곤은 사회적 고립을 유발하고, 우울증을 가속화한다. 이런 문제가 노인 알코올 의존증으로 이어지고 있다.체내 수분량 줄어 해독 능력 저하다사랑중앙병원 통계조사에 따르면 60대 이상 남성 환자가 차지하는 비율이 매우 높다. 병원이 2019년도 1월 1일부터 현재까지 집계된 남성 환자 3652명으로 가운데 60대 이상의 환자가 1315명으로 조사됐다. 최 원장은 “노화로 인해 뇌의 기능이 많이 저하된 상태에서 술은 매우 치명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노인들의 경우 체지방이 증가하고 수분량이 줄어들어 알코올 분해가 쉽게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알코올 의존, 간경화, 각종 질병과 합병증 등으로 이어질 위험성이 매우 높다”고 경고했다.노인들의 지속되는 음주는 뇌혈관 혈액의 알코올 농도를 높임으로써 중추신경계가 알코올에 영향을 받는다. 대뇌의 활동이 억제돼 판단, 판별 능력이 저하된다. 감정의 기복 또한 심해지고 기억력까지 심하게 상실하게 된다. ‘알코올성 치매’로까지 이어질 수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전두엽 영향 미쳐 화 잘 내게 돼‘알코올성 치매’란 장기적인 알코올 섭취로 기억을 관장하는 뇌세포가 파괴돼 지능, 학습, 언어 등의 인지기능이 감퇴한 상태다. 감정을 조절하는 전두엽 쪽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화를 잘 내고 폭력적으로 되는 등 충동 조절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특징이다.최 원장은 “신체 기능 저하, 경제력 감소, 황혼기 이혼 등 노년기에 맞닥뜨리는 여러 가지 삶의 변화와 문제들을 잠시 잊기 위해 술을 찾는 경우가 최근 들어 더욱 늘어나는 추세”라며 “노인 알코올 의존증의 음주 폐해와 더불어 알코올 의존 예방의 필요성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알려야 하는 때이며, 만약 술을 스스로 끊기 힘든 상황이라면 가까운 지역 중독관리지원센터나 전문병원을 통해 도움을 받길 바란다"고 조언했다.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 - “당뇨병 환자 자기 관리 능력 높이는 교육 중요”
당뇨병은 자기 관리가 중요한 만성질환이다. 약만 잘 먹는다고 혈당이 저절로 조절되지 않는다. 당뇨병 팩트시트 2022에 따르면 우리나라 당뇨병 환자의 혈당 조절률은 24.5%에 불과하다. 4명 중 1명(24.5%)만 당뇨병학회에서 제시한 목표 혈당(당화혈색소 6.5%)을 유지한다. 최근엔 혈당이 잘 조절되지 않아 3가지 이상 약제를 투약하는 환자의 비율이 40%에 근접했다. 당뇨병 관리 부분에서는 사실상 낙제점이라는 평가다. 단편적인 정보 전달 중심의 교육으로는 당뇨병 환자가 스스로 관리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의료계에선 교육을 통한 생활습관 개선에 주목한다. 대규모 메타분석 연구에 따르면 질이 담보된 당뇨병 교육이 환자의 사망 위험을 26%나 줄여준다. 대한당뇨병학회에서 당뇨병 교육 커리큘럼을 만들고 당뇨병 교육자 자격인정제도를 도입한 배경이다. 최근엔 당뇨병 교육 인증 병원 활성화에 집중한다. 대한당뇨병학회 교육위원인 고려대안산병원 내분비내과 김난희 교수와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 조재형 교수에게 당뇨병 관리와 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들었다.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 조재형 교수(왼쪽)와 고려대안산병원 내분비내과 김난희 교수.Q1. 당뇨병 관리를 위해 교육을 강조하는 이유는 뭔가.“김난희 교수(이하 김 교수)=당뇨병 치료의 근간은 생활습관 조절이다. 먹는 것, 운동하는 것, 규칙적으로 생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생활습관 개선에도 혈당이 조절되지 않을 때 먹는 약을 추가해야 한다. 그런데 혈당은 무엇을 먹고, 어떻게 생활하고, 얼마나 자느냐에 따라 시시각각 변한다. 의료진이 24시간 따라다니면서 혈당을 관리할 수 없다.당뇨병 치료에서 자기 관리 능력을 높이는 당뇨병 교육이 중요한 이유다. 특히 지식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 환자의 실제 행동이 변하도록 교육해야 한다. 여러 연구에서 당뇨병 교육의 효과가 보고되고 있지만, 42개 연구 1만3000명에 대한 메타분석결과 당뇨병 교육을 했을 때 당뇨병 환자의 사망률을 26%까지 줄여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활습관을 좀 바꾸는 게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여도 어마어마한 수치다. 당뇨병 치료에서 교육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Q2. 대한당뇨병학회에서 당뇨병 교육 인증병원을 지정하고 있다.“김 교수=당뇨병은 정보가 굉장히 다양하다. 환자들의 다양한 질문에 잘 대처하고 정확히 알려주려면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이 있어야 하며 노하우도 중요하다. 당뇨병학회가 산하 교육위원회를 통해 당뇨병 교육자 양성에 힘을 쏟는 이유다. 의사, 간호사, 영양사는 물론 사회복지사, 운동처방사 등도 당뇨병 교육을 받을 수 있다. 당뇨병 교육의 효과를 얻으려면 교육의 질이 일정 수준 담보돼야 한다. 대한당뇨병학회에서 당뇨병 교육자로 인정받으려면 연수 강좌 등 당뇨병 교육에만 2000시간 이상 실무 경험을 쌓아야 한다. 이런 자격을 갖춘 사람이 시험에 통과하면 자격증을 수여한다. 여기에 당뇨병 교육 자격증을 가진 사람이 의사를 포함해 3명 이상인 의료기관은 당뇨병 교육 인증병원으로 인정한다. 2023년 기준 당뇨병 교육 인증병원으로 지정된 기관은 총 8개며, 이 중 60개 병원에서 교육인증병원 현판식을 진행 중에 있다.” Q3. 현재의 당뇨병 교육으로는 부족한가.“조재형 교수(이하 조 교수)=당뇨병은 다른 만성질환과 달리 교육이 굉장히 중요하고 필요한 질환이다. 아무리 좋은 약이 나오더라도 당뇨병은 지속적으로 관리하기가 어렵다. 약을 강하게 쓰면 저혈당이 올 수 있다. 먹는 것의 영향도 크다. 무엇보다 사람의 행동을 바꾼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그래서 습관을 바꾸는 환자 교육이 중요하다. 문제는 당뇨병 교육의 질이다. 당뇨병 교육 전담 간호사(코디네이터)를 뽑으면 의료기관에서 인건비도 감당하기 어렵다.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제 시범사업으로 하기도 하는데 300명 이상 등록해야 한다. 환자 한 명 등록하는데 20분 이상 소요돼 실제 교육은 뒤로 밀린다. 교육을 했다는 것을 입증하기도 어렵다. 결국 현재의 당뇨병 교육은 당뇨병 정도가 심하지 않은 사람을 등록해 단편적인 정보를 주는 정도다. 인슐린 투약 등으로 당뇨병 집중 교육이 필요한 사람은 등록에서 소외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당뇨병 환자라고 해서 다 똑같지 않다. 인슐린 분비량도, 합병증도 다르다. 인슐린을 투약하거나 당뇨약 3개 이상을 처방하는 등 집중 관리가 필요한 경우엔 당뇨병 전문가에게 치료하도록 수가에 차등을 둬야 한다. 이를 구분하지 않으면 향후엔 중증 당뇨병 환자가 갈 곳이 없어진다.” “김 교수=현재 당뇨병 교육은 인정 비급여 수가다. 교육도 1회만 가능하다. 평생 1회인지, 1년에 1회인지도 정확하지 않다. 연구에 따르면 당뇨병 교육에 최소 10시간을 투자해야 되는데 절대적인 시간조차 부족하다. 당뇨병 교육은 팀 어프로치가 중요하다. 의사는 물론 간호사, 영양사가 함께 모여 환자의 문제를 파악해 각자의 영역에서 도움을 줘야 한다. 우선 환자 특성에 따라 당뇨병 교육 횟수를 늘려야 한다. 당뇨병 초기의 경증 환자는 한 번의 교육으로 충분할 수 있다. 하지만 집중 관리가 필요한 사람은 인슐린 투약 용량은 어떻게 결정하는지, 당뇨병 연속혈당측정기는 어떻게 쓰는지, 식사 때 탄수화물 계산은 어떻게 하는지 등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하다. 상황에 따라 영양사나 간호사, 운동처방사 등 직역별로 나눠서 가르칠 수 있어야 한다. 가장 바람직한 것은 당뇨병 교육에 급여를 적용하는 것이다. 지방의 경우 환자들은 교육비에 대한 부담으로 당뇨병 교육에 참여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Q4. 당뇨병 교육을 돕는 닥터바이스(Doctorvice)라는 플랫폼도 있던데.“조 교수=의사를 중심으로 한 당뇨병 교육 플랫폼이다. 약 3000여 개의 교육 콘텐트를 기반으로 다양한 환자 유형에 맞춰 필요한 자료를 제공하고 교육한다. 교육은 환자와 함께 화면을 보면서 할 수 있고, 프린트물이나 메신저로 제공할 수도 있다. 환자가 직접 작성하는 설문이나(Patient Reported Outcome, PRO), 환자의 의료기기가 제공하는 정보를 연동할 수 있다. 의사는 이런 데이터를 확인해 상황에 맞는 교육을 실시할 수 있다. 개인 맞춤형 당뇨병 교육이다. 또 EMR과 연동해 공단 청구를 위한 증빙 자료도 제출할 수 있다.” Q5. 당뇨병 교육과 관련해 정부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김 교수=당뇨병 교육 자료는 당뇨병학회, 당뇨병교육간호사회, 당뇨병교육영양사회와 함께 공동으로 제작하길 바란다. 앞에서 강조했지만, 당뇨병 관리는 교육이 중요하다. 당뇨병 교육의 질을 높이려면 어느 정도 수준은 돼야 한다. 당뇨병학회에 교육 컨텐트가 많다. 이를 활용해도 된다. 당뇨병 교육자의 질 관리도 필요하다. 당뇨병학회에서 인증하는 교육자는 2000시간 이상의 실무 경험이 필요하다. 그런데 만관제의 코디네이터로 활동하려면 실무 경험이 없어도 몇시간만 강의를 들으면 된다. 매우 다양한 당뇨병 환자의 상황을 파악해 제대로 대처하기 어려울 수 있다. 현실적인 문제로 케어 코디네이터를 운영할 수 밖에 없더라도 최소한 당뇨병 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부분은 당뇨병학회에서 주도적으로 할 수 있으면 좋겠다.” - 술 1군 발암물질인데, 담배처럼 해롭단 국민 37.4%뿐
한국인은 담배에 비해 술에 대한 경각심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술은 담배와 함께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인체에 대한 발암성 근거가 충분하다고 분류한 1군 발암물질에 속한다. 하지만 이 사실을 알고 있는 국민은 생각보다 적었다.국립암센터는 최근 20~69세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대국민 음주·흡연 관련 인식도 조사’를 실시한 결과 담배가 1군 발암물질이란 사실을 아는 국민은 88.5%에 달했지만, 술이 1군 발암물질이란 사실을 아는 국민은 33.6%에 그쳤다고 밝혔다.인식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술과 담배가 둘 다 똑같이 해롭다고 생각하는 국민은 37.4%에 불과했다. 국민의 절반에 가까운 46.9%는 한두 잔의 음주는 건강에 별 영향이 없다고 생각했으며, 한두 잔의 음주도 건강에 해롭다고 응답한 이는 34.0%에 머물렀다. 오히려 한두 잔은 건강에 도움된다고 응답한 이들도 18%나 됐다. 음주 현황을 보면, 소득과 교육 수준이 높을수록 음주자 비중이 높았고 교육 수준이 낮을수록 음주 빈도가 높은 경향을 보였다. 특히 20~30대 젊은 층일수록 1회 음주량이 10잔 이상으로 과음(폭음)하는 이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암 예방을 목적으로 음주 규제를 시행하는 방안에 대해선 국민의 47.9%가 필요하다고 답했고 금주를 권고하는 것엔 48.4%가 동의했다. 음주 규제를 시행한다면 필요한 정책 1순위로 ‘술 광고 금지’를 꼽았으며 ‘공공장소 음주 규제’와 ‘음주 위해성 알리기’가 뒤를 이었다.대중매체를 통해 술 광고나 음주 장면에 노출될 경우 청소년의 음주 시작 시기가 앞당겨지고 음주 소비가 촉진될 수 있다는 다수의 연구결과가 보고된 바 있다. 전 세계적으로 주류광고를 비롯한 음주 규제가 강화하고 있는 배경이다.프랑스와 스웨덴은 술에 대한 TV, 라디오 광고를 전면 금지하고 있으며 노르웨이, 핀란드, 스페인은 알코올 도수에 기준을 둬 알코올 함량이 15∼22% 이상인 경우 술 광고를 금지하고 있다. 미국은 25세 이하 모델은 주류광고에 출연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고 영국은 과도한 마케팅을 진행한 주류회사는 시장에서 퇴출하는 등 강력한 규제를 시행하고 있다. 가까운 일본에서도 주류상품을 진열하고 판촉·포장하는 과정에 대한 규제를 시행하고 있다.반면에 우리나라는 음주 규제가 상대적으로 덜하고 음주 문화에 관대한 환경이다. 특히 관련 규제가 상당히 미비한 편이다. 2021년 국민건강증진법이 일부 개정되면서 주류광고 제한 조항이 신설됐지만 여전히 제한적인 수준이며 주류회사의 공격적인 마케팅 속도를 따라가기엔 미흡한 상황이다.국립암센터 서홍관 원장은 “과거에는 한두 잔 정도의 음주는 괜찮다고 했지만 WHO와 유럽 선진국에서 음주 가이드라인을 개정했다”며 “WHO는 건강을 위한 적정 음주는 없으며 가장 건강한 습관은 소량의 음주도 하지 않는 것이라고 선언했다. 암을 예방하려면 술을 마시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한국인 여성 80%는 유방암 위험 높은 '치밀 유방'
한국인 여성의 80% 이상은 치밀 유방이다. 유방 밀도가 높은 치밀 유방은 유방 X선 촬영 이미지만으로는 암 진단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실제 매년 유방암 국가암검진을 받은 여성 10명 중 1명은 판정 유보 소견을 받는다. 치밀 유방은 비교적 젊은 30~40대에 흔하다. 최근엔 30~40대 유방암 발생률이 높아지면서 유방암 검진이 중요해지고 있다. 암 예방의 날(3월 21일)을 앞두고 유방암 조기 검진 중요성에 대해 알아본다. 유방암은 초기 증상이 없어 정기적인 검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재 유방암 검진의 기본은 유방 촬영 검사다. 우리나라는 만 40세 이상 여성을 대상으로 2년에 한 번씩 무료로 유방암 검진을 받을 수 있다. 유방 촬영 전용 기계로 가슴을 상하좌우로 납작하게 누른 상태에서 X선을 투과해 유방 내부 조직을 전체적으로 살핀다.문제는 발견이 까다로운 치밀 유방이다. 유방암은 유방 치밀도에 따라 유방암 발병 위험이 달라진다.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도 유방암 검진을 받은 사람에게 유방 밀도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도록 규정했다. 또 치밀 유방인 여성은 유방 밀도, 위험요인, 개인 상태 등을 의료진과 공유하도록 권장했다. 치밀 유방은 유방암 발병 위험 요인 중 하나다. 유방암은 대부분 유선 조직에서 발생하는데 지방 조직보다 유선 조직에 비정상적인 세포로 발전할 수 있는 세포가 더 많기 때문일 것으로 추정된다. 유방 밀도가 높은 여성군의 경우 낮은 여성군에 비해 유방암 위험도가 4~6배까지 증가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그런데 치밀 유방은 유방암 선별 검사로 활용하는 검사법인 유방 X선 촬영만으로는 판독이 까다롭다. 유방 X선 촬영술 사진에서 유선 조직이 종양과 동일한 색상인 흰색으로 표현돼 종양이 유방 조직에 가려 잘 안 보일 수 있다. 실제 2020년 국가암검진을 통해 유방 X선 촬영술을 받은 이들의 약 11%에 해당하는 40만여 명이 판정 유보를 받았다. 명지병원 유방외과 김완성 교수는 “한국인 여성의 경우 10명 중 8명이 치밀 유방에 해당되는 만큼 치밀 유방이 유방 건강 관리에 미칠 수 있는 영향 등에 대한 인식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치밀 유방은 상대적으로 젊은 여성층에서 많다. 한국인 여성 5967명의 유방 X선 촬영술 데이터를 분석한 연구결과, 치밀 유방의 분포는 30대 94.3%, 40대 91.4%에 이르며, 40대 이후 유방 실질 조직이 지방 조직으로 대체되면서 50대 72.2%, 60대 44.0%로 50대 이후부터 급격히 감소한다. 김 교수는 “치밀 유방인 경우 유방암 의심 여부를 보다 정확하게 확인하기 위해 유방 X선 촬영술과 함께 필요 시 유방 초음파나 혈액 검사 등 추가 검사를 챙기고 이상 징후가 있다면 신속하게 유방외과 전문의와 상담해야 한다”고 말했다.최근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유효성을 인정받은 유방암 혈액 검사 마스토체크를 활용하기도 한다. 마스토체크는 혈액 속에서 유방암에 특이적으로 발현하는 3종류의 바이오마커를 찾아내 정량 분석하는 프로테오믹스 방식으로 유방암을 진단한다. 마스토체크로 0기 유방암을 발견한 경우도 있다. 의료계에서도 판정 보류가 존재하는 유방 X선 촬영의 한계를 비용·효과적으로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검사법이다. 추가 검사를 위해 기다리는 대기 시간이 없이 간단하게 혈액만 채취하면 된다. 치밀 유방이라면 명확한 판정을 위해 처음부터 유방 X선 촬영과 마스토체크 유방암 혈액 검사를 병행하는 것도 대안이다. - 매복 사랑니, 구강암…중년이 유의해야 할 치과 질환
건강한 노후를 위해선 구강 건강 관리가 필수다. 충치부터 잇몸병, 턱관절 질환, 구강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구강 질환에 노출될 수 있어 일찍부터 예방·관리에 나서는 게 좋다. 상계백병원 치과·구강악안면외과 박관수 교수의 도움말로 중년에 유의해야 할 치과 질환에 대해 알아봤다.잇몸 질환은 중년의 흔한 치과 질병 중 하나다. 잇몸 질환 탓에 발생한 염증 물질은 혈액을 타고 이동해 전신 건강에 영향을 준다는 보고가 있다. 다른 기저 질환에 악영향을 받지 않으려면 평소에 잇몸 질환을 예방하는 게 중요하다. 잇몸 질환을 막으려면 치석이 생기지 않도록 플라크 단계에서 철저히 제거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플라크는 치아 주변에 남아 있는 음식물 찌꺼기가 치아 표면에 생성하는 얇은 세균막을 의미한다. 칫솔질을 꼼꼼하게 하는 건 기본이고 1년에 1회 이상 스케일링 받을 것을 권한다.매복 사랑니도 주의해야 한다. 젊었을 때 약간의 증상만 있다 사라져 방치했던 매복 사랑니가 중년이 돼 증상을 일으키는 경우가 종종 있다. 사랑니 자체에 염증과 세균 감염이 일어나고 주변 치아의 충치나 잇몸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발치 없이 증상만 치료하고 다시 방치하면 이후에도 문제가 될 수 있으므로 증상이 생겼을 때 과감히 제거하는 게 좋다. 매복된 치아의 발치는 수술이 필요하다. 하루라도 젊을 때 해야 회복도 비교적 빠르다.턱관절 질환도 중년에 발생 빈도가 높은 치과 질환이다. 씹거나 입을 벌릴 때 턱이 아프거나 불안정하고 입이 잘 벌어지지 않는 증상이 나타난다. 다른 관절 질환과 달리 젊은 층에서 더 흔하게 발생하지만, 최근엔 나이 들어도 씹는 기능을 잘 유지하는 중년층에서도 발생이 늘고 있다. 턱과 얼굴 근육의 긴장을 유발하는 스트레스 역시 발생을 부추긴다.구강암에 대한 관심도 가져야 한다. 구강암은 입 안이 헐어서 잘 낫지 않을 때, 입안에 뭔가 돌기 같은 것이 생겨서 없어지지 않을 때, 턱이나 잇몸에 뭐가 만져질 때 의심해 볼 수 있다. 박관수 교수는 “구강암은 생명과 직접 관련이 있다”며 “다른 증상이 없더라도 앞서 말한 상태가 3~4주 이상 지속하면 가까운 치과를 찾아 검진하고 필요하면 상급 병원 치과에 가서 정밀하게 검사해 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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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인 줄 알았는데 결핵…
치료해도 재발할 수 있나요 [닥터스 픽] 〈57〉결핵의 약물 치료 아플 땐 누구나 막막합니다. 어느 병원, 어느 진료과를 찾아가야 하는지, 치료 기간은 얼마나 걸리는지, 어떤 치료법이 좋은지 등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아파서 병원에 갔을 뿐인데 이런저런 치료법을 소개하며 당장 치료가 필요하다는 말에 당황스러울 때도 있습니다. 주변 지인의 말을 들어도 결정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이럴 때 알아두면 쓸모 있는 의학 상식과 각 분야 전문 의료진의 진심 어린 조언을 소개합니다. Q. 70대이신 저희 어머니는 3년 전 결핵에 걸렸습니다. 20개월이라는 긴 시간을 결핵전문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으셨고, 현재는 완치된 상태입니다. 단순한 감기인 줄 알고, 여러 병원을 돌아다닌 끝에 결핵 진단을 받으셨는데요. 당시 처음에는 6개월 간 약을 먹으면 치료가 가능하다고 해서 약을 처방받아 복용했는데 약이 듣지 않고 증상이 갈수록 심해졌습니다. 결국 나중에는 ‘광범위 약제 내성 결핵’이라는 진단을 받고 20개월이나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으셨습니다. 저희 어머니는 평소에 건강하셨는데 왜 일반 결핵도 아닌, 광범위 약제 내성이란 결핵에 걸리셨을까요. 이 질환에 대해 궁금하고 앞으로 병이 재발하진 않을지, 예방하는 방법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심태선 교수의 조언치료가 까다로운 다제 내성 결핵을 완치했다니 정말 다행입니다. 다만 결핵 치료를 종료한 환자도 다시 결핵이 재발할 수 있습니다. 체내에서 완전히 없애지 못한 결핵균이 다시 자라기도 하고 새로운 결핵균이 체내에 침투하기도 합니다. 결핵 치료를 종료한 후에도 1~2년 정도 경과를 관찰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 전신 면역 상태를 정상으로 유지하도록 건강을 관리하는 것도 필요합니다.결핵은 한국인을 끈질기게 괴롭히는 감염병입니다. 국내 법정 감염병 중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고 질병 부담도 높습니다. 물론 이전에 비해 위생·영양 상태가 개선되면서 결핵에 걸리는 사람은 줄었습니다. 그럼에도 한국은 결핵 고위험 국가입니다. 일제 강점기, 6.25 전쟁 등을 거치면서 한국인 3명 중 1명은 몸 속에 결핵을 보유하고 있는 잠복 결핵 상태입니다. 고령으로 몸이 약해지거나 당뇨병·류머티즘 관절염 등 만성질환으로 면역력이 약해지면서 잠복했던 결핵균이 활동해 결핵이 발병합니다. 잠복 결핵 보균자의 5~10%는 결핵으로 이어진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실제 지금도 국내에서만 매년 2만여 명 이상이 새롭게 결핵으로 진단받고 치료를 시작합니다. 최근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결핵 진단율이 떨어졌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코로나19로 결핵 진단·치료가 늦어지면서 결핵 사망률이 13%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습니다. 결핵은 빨리 발견해 치료하면 완치할 수 있는 병인데도 불구하고 매우 우려스럽습니다. 따라서 고령층이면서 3주 이상 기침을 계속 한다면 결핵을 의심하고 보건소나 병의원에서 관련 검사를 받을 것을 강력하게 권합니다. 실제 국내 결핵 발생의 50% 이상은 65세 고령층이라는 보고가 있습니다. 이 외에도 류머티즘 관절염, 궤양성 대장염, 크론병 등으로 면역억제제를 복용하고 있다면 결핵 발병 위험이 높습니다. 잠복 결핵 감염 검사로 예방적 결핵 치료를 권합니다. 다행히 결핵은 완치가 가능한 질병입니다. 일반적으로 이소니아지드, 리팜핀, 피라진아미드, 에탐부톨과 같은 표준 결핵 치료제를 6개월가량 잘 먹으면 됩니다. 특히 처음 2주간 약을 잘 먹으면 전염성도 사라져 일상생활도 가능합니다. 문제는 질문을 주신 분의 어머님처럼 표준 결핵 치료제에 내성이 있을 때입니다. 처음부터 내성인 결핵균에 감염되기도 하고 약물치료 과정에서 내성을 획득하기도 합니다. 이런 이유로 요즘엔 진료지침에서 결핵으로 확진되면 어느 약에 잘 듣는지 약제 감수성 검사를 반드시 시행하도록 강조합니다. 이를 통해 다제내성 결핵, 광범위 약제내성 결핵을 빠르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만 핵심 결핵약에 내성이 있으면 표준 결핵 치료를 시행해도 치료 반응이 떨어집니다. 내성이 없는 다른 약으로 교체해 치료해야 합니다. 어쩔 수 없이 표준 결핵 치료제보다는 치료 효과가 다소 떨어지는 약으로 치료하다보니 치료 기간이 18~24개월로 길어집니다. 다행히 최근엔 프레토마니드라는 새로운 결핵 치료제를 병용한 BPaL 요법으로 치료 기간을 6개월로 대폭 줄인 치료법에 주목합니다. 광범위 약제 내성 결핵의 새로운 단기 병용 치료법입니다. 치료 성공률도 크게 끌어올렸습니다. 사실 결핵 치료는 철저하고 규칙적인 약 복용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깟 약 먹는게 뭐 얼마나 어렵고 힘드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결핵 치료에서는 생명과 직결된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결핵 약물치료는 까다롭기로 유명합니다. 결핵균은 다른 균에 비해 증식 속도가 매우 느려 치료 기간이 긴 편입니다. 여기다 먹어야 할 약의 종류나 갯수도 많습니다. 다량의 약을 장기간 먹다보니 소화불량으로 속이 부글거리거나 피부 발진과 같은 약 부작용으로 치료 스케줄에 맞춰 약 먹는 것을 힘들어 합니다. 이때 임의로 약 복용을 중단하면 몸 속의 결핵균이 그동안 복용했던 결핵약에 내성이 생깁니다. 결국 결핵 치료에 쓸 수 있는 약이 없어져 결핵이 악화할 수 있습니다. 약제 내성으로 결핵 치료 성공률도 떨어집니다. 일반 결핵이라면 처방받은 대로 결핵약을 6개월가량 먹으면 80~90%는 완치됩니다. 그런데 결핵 치료에 가장 효과적인 2종류의 결핵약에 내성이 생긴 다제내성 결핵 치료 성공율은 60% 수준으로 떨어집니다. 이보다 더 심각한 광범위 내성 결핵의 치료 성공률은 더 낮습니다. 약물 내성이 생기면 결핵 치료가 점점 어려워진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부작용 등으로 힘들다면 의료진과 상의해 증상을 조절하면서 결핵 치료를 지속해야 합니다. 임의로 약 복용을 중단하면 결핵이 제대로 치료되지 않아 증상이 악화했을 때 치료 방법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매년 3월 24일은 WHO에서 지정한 결핵 예방의 날입니다. 감기가 아닌데도 기침을 오래 한다면 결핵을 의심하고 치료하길 바랍니다. 결핵은 정해진대로 약을 잘 먹으면 완치 가능합니다. 정리=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진료받을 때 묻지 못했던 궁금한 점이 있으면 메일(kwon.sunmi@joongang.co.kr)로 보내주세요. 주제로 채택해 '닥터스 픽'에서 다루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