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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암 발생률 1위 갑상샘암,
조기 진단·치료가 중요한 이유
국내 발병률 1위 암은 ‘갑상샘암’이다. 다른 암에 비해 진행이 느리고 예후도 좋아 비교적 치료가 쉬운 암으로 꼽히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생존을 위협할 정도로 치명적이다. 특히 발병 위험이 높은 여성의 경우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순천향대부천병원 갑상선·두경부외과 이승원 교수의 도움말로 갑상샘암 치료법에 대해 알아본다.갑상샘은 목 앞부분 갑상연골 아래쪽에 위치한 나비 모양의 내분비 기관이다. 이곳에서 나오는 갑상샘 호르몬은 우리 몸의 대사를 조절하고 체온을 유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신생아 뇌의 성장 발달에도 영향을 미친다.갑상샘암 초기에는 대부분 뚜렷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병이 어느 정도 진행됐을 땐 목소리 변화와 목 이물감을 경험하며 목에 혹이 만져지기도 한다. 특히 이러한 증상은 갑상샘암이 주변 장기를 침범했을 때 주로 나타난다. ━ 목소리 변하고 이물감 느껴지면 의심 갑상샘암은 크게 유두암, 여포암, 수질암, 역행성암 네 가지로 구분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유두암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유두암은 갑상샘암 중 성장과 전이가 느리고 악성도가 낮아 치료 결과가 좋은 편이다. 이 중에서 가장 치명적인 건 역행성암이다. 갑상샘암의 약 1%를 차지하는 드문 암이지만, 진단 후 3~6개월 이내에 사망할 정도로 치명적이다. 갑상샘암의 조기 발견과 치료가 중요한 이유다. ━ 발생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현재까지 밝혀진 주요 원인으로는 유전적 요인과 방사선 노출이 꼽힌다. 국민건강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갑상샘암은 여성에서 남성보다 약 3배 더 많이 발생한다. 하지만 남성의 경우 갑상샘에 혹이 발견되면 암일 위험이 여성보다 높다. 암 성격도 여성에 비해 더 공격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갑상샘암을 가장 정확하게 진단하는 방법은 세침흡인검사다. 가는 바늘을 이용해 세포를 뽑아 진단하는 방식이다. 갑상샘 초음파 시 갑상샘암 소견을 보이면, 세침흡인검사를 시행해 진단한다. 첫 검사의 약 20%에선 양성과 악성 여부를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이럴 땐 세침흡인검사나 중심바늘생검(Core Needle Biopsy)을 한 번 더 받아보는 게 좋다. ━ 내시경·로봇 수술 시 흉터 없이 치료 가능 갑상샘암은 수술 치료가 원칙이다. 과거에는 갑상샘 유두암으로 진단될 때 대부분 갑상샘을 모두 절제하는 전절제술을 시행했다. 그런데 최근에는 암 주변 조직 침범이나 림프절 전이가 없으면 갑상샘 한쪽 엽만 절제하는 ‘반절제술’을 주로 시행한다. 목 흉터에 예민한 여성 환자들은 미용 효과가 더 우수한 치료법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경부를 통한 일반적인 수술법 대신 흉터 없이 치료하는 내시경, 로봇을 이용한 갑상샘암 수술을 시행한다. 주변 조직 침범이 없는 초기 갑상샘 유두암이라면 당장 수술을 시행하지 않을 수도 있다. 6개월~1년마다 초음파로 적극적인 추적·관찰을 하면서 종양이 자라거나 전이가 의심될 때 수술을 시행한다. 반절제술을 받은 환자라면 초기엔 6개월, 그 후엔 1년마다 정기적인 검사가 필요하다. 초음파를 통해 수술 부위와 반대쪽 갑상샘의 암 재발 여부, 남겨진 갑상샘의 기능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초기 갑상샘암은 수술하면 완치가 가능하다. 하지만 암이 진행돼 주변 조직인 기도·식도·폐·뼈 등으로 전이되면 수술 범위가 광범위해진다. 뿐만 아니라 수술 후 환자 삶의 질이 저하하며 수술 후 생존율도 감소하게 된다. 갑상샘암 가족력이 있고 목에 혹이 만져진다면 갑상샘 초음파를 통해 조속히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 “당뇨병 환자 자기 관리 능력 높이는 교육 중요”
당뇨병은 자기 관리가 중요한 만성질환이다. 약만 잘 먹는다고 혈당이 저절로 조절되지 않는다. 당뇨병 팩트시트 2022에 따르면 우리나라 당뇨병 환자의 혈당 조절률은 24.5%에 불과하다. 4명 중 1명(24.5%)만 당뇨병학회에서 제시한 목표 혈당(당화혈색소 6.5%)을 유지한다. 최근엔 혈당이 잘 조절되지 않아 3가지 이상 약제를 투약하는 환자의 비율이 40%에 근접했다. 당뇨병 관리 부분에서는 사실상 낙제점이라는 평가다. 단편적인 정보 전달 중심의 교육으로는 당뇨병 환자가 스스로 관리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의료계에선 교육을 통한 생활습관 개선에 주목한다. 대규모 메타분석 연구에 따르면 질이 담보된 당뇨병 교육이 환자의 사망 위험을 26%나 줄여준다. 대한당뇨병학회에서 당뇨병 교육 커리큘럼을 만들고 당뇨병 교육자 자격인정제도를 도입한 배경이다. 최근엔 당뇨병 교육 인증 병원 활성화에 집중한다. 대한당뇨병학회 교육위원인 고려대안산병원 내분비내과 김난희 교수와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 조재형 교수에게 당뇨병 관리와 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들었다.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 조재형 교수(왼쪽)와 고려대안산병원 내분비내과 김난희 교수.Q1. 당뇨병 관리를 위해 교육을 강조하는 이유는 뭔가.“김난희 교수(이하 김 교수)=당뇨병 치료의 근간은 생활습관 조절이다. 먹는 것, 운동하는 것, 규칙적으로 생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생활습관 개선에도 혈당이 조절되지 않을 때 먹는 약을 추가해야 한다. 그런데 혈당은 무엇을 먹고, 어떻게 생활하고, 얼마나 자느냐에 따라 시시각각 변한다. 의료진이 24시간 따라다니면서 혈당을 관리할 수 없다.당뇨병 치료에서 자기 관리 능력을 높이는 당뇨병 교육이 중요한 이유다. 특히 지식을 전달하는 것을 넘어 환자의 실제 행동이 변하도록 교육해야 한다. 여러 연구에서 당뇨병 교육의 효과가 보고되고 있지만, 42개 연구 1만3000명에 대한 메타분석결과 당뇨병 교육을 했을 때 당뇨병 환자의 사망률을 26%까지 줄여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활습관을 좀 바꾸는 게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여도 어마어마한 수치다. 당뇨병 치료에서 교육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Q2. 대한당뇨병학회에서 당뇨병 교육 인증병원을 지정하고 있다.“김 교수=당뇨병은 정보가 굉장히 다양하다. 환자들의 다양한 질문에 잘 대처하고 정확히 알려주려면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이 있어야 하며 노하우도 중요하다. 당뇨병학회가 산하 교육위원회를 통해 당뇨병 교육자 양성에 힘을 쏟는 이유다. 의사, 간호사, 영양사는 물론 사회복지사, 운동처방사 등도 당뇨병 교육을 받을 수 있다. 당뇨병 교육의 효과를 얻으려면 교육의 질이 일정 수준 담보돼야 한다. 대한당뇨병학회에서 당뇨병 교육자로 인정받으려면 연수 강좌 등 당뇨병 교육에만 2000시간 이상 실무 경험을 쌓아야 한다. 이런 자격을 갖춘 사람이 시험에 통과하면 자격증을 수여한다. 여기에 당뇨병 교육 자격증을 가진 사람이 의사를 포함해 3명 이상인 의료기관은 당뇨병 교육 인증병원으로 인정한다. 2023년 기준 당뇨병 교육 인증병원으로 지정된 기관은 총 8개며, 이 중 60개 병원에서 교육인증병원 현판식을 진행 중에 있다.” Q3. 현재의 당뇨병 교육으로는 부족한가.“조재형 교수(이하 조 교수)=당뇨병은 다른 만성질환과 달리 교육이 굉장히 중요하고 필요한 질환이다. 아무리 좋은 약이 나오더라도 당뇨병은 지속적으로 관리하기가 어렵다. 약을 강하게 쓰면 저혈당이 올 수 있다. 먹는 것의 영향도 크다. 무엇보다 사람의 행동을 바꾼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그래서 습관을 바꾸는 환자 교육이 중요하다. 문제는 당뇨병 교육의 질이다. 당뇨병 교육 전담 간호사(코디네이터)를 뽑으면 의료기관에서 인건비도 감당하기 어렵다.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제 시범사업으로 하기도 하는데 300명 이상 등록해야 한다. 환자 한 명 등록하는데 20분 이상 소요돼 실제 교육은 뒤로 밀린다. 교육을 했다는 것을 입증하기도 어렵다. 결국 현재의 당뇨병 교육은 당뇨병 정도가 심하지 않은 사람을 등록해 단편적인 정보를 주는 정도다. 인슐린 투약 등으로 당뇨병 집중 교육이 필요한 사람은 등록에서 소외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당뇨병 환자라고 해서 다 똑같지 않다. 인슐린 분비량도, 합병증도 다르다. 인슐린을 투약하거나 당뇨약 3개 이상을 처방하는 등 집중 관리가 필요한 경우엔 당뇨병 전문가에게 치료하도록 수가에 차등을 둬야 한다. 이를 구분하지 않으면 향후엔 중증 당뇨병 환자가 갈 곳이 없어진다.” “김 교수=현재 당뇨병 교육은 인정 비급여 수가다. 교육도 1회만 가능하다. 평생 1회인지, 1년에 1회인지도 정확하지 않다. 연구에 따르면 당뇨병 교육에 최소 10시간을 투자해야 되는데 절대적인 시간조차 부족하다. 당뇨병 교육은 팀 어프로치가 중요하다. 의사는 물론 간호사, 영양사가 함께 모여 환자의 문제를 파악해 각자의 영역에서 도움을 줘야 한다. 우선 환자 특성에 따라 당뇨병 교육 횟수를 늘려야 한다. 당뇨병 초기의 경증 환자는 한 번의 교육으로 충분할 수 있다. 하지만 집중 관리가 필요한 사람은 인슐린 투약 용량은 어떻게 결정하는지, 당뇨병 연속혈당측정기는 어떻게 쓰는지, 식사 때 탄수화물 계산은 어떻게 하는지 등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하다. 상황에 따라 영양사나 간호사, 운동처방사 등 직역별로 나눠서 가르칠 수 있어야 한다. 가장 바람직한 것은 당뇨병 교육에 급여를 적용하는 것이다. 지방의 경우 환자들은 교육비에 대한 부담으로 당뇨병 교육에 참여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Q4. 당뇨병 교육을 돕는 닥터바이스(Doctorvice)라는 플랫폼도 있던데.“조 교수=의사를 중심으로 한 당뇨병 교육 플랫폼이다. 약 3000여 개의 교육 콘텐트를 기반으로 다양한 환자 유형에 맞춰 필요한 자료를 제공하고 교육한다. 교육은 환자와 함께 화면을 보면서 할 수 있고, 프린트물이나 메신저로 제공할 수도 있다. 환자가 직접 작성하는 설문이나(Patient Reported Outcome, PRO), 환자의 의료기기가 제공하는 정보를 연동할 수 있다. 의사는 이런 데이터를 확인해 상황에 맞는 교육을 실시할 수 있다. 개인 맞춤형 당뇨병 교육이다. 또 EMR과 연동해 공단 청구를 위한 증빙 자료도 제출할 수 있다.” Q5. 당뇨병 교육과 관련해 정부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김 교수=당뇨병 교육 자료는 당뇨병학회, 당뇨병교육간호사회, 당뇨병교육영양사회와 함께 공동으로 제작하길 바란다. 앞에서 강조했지만, 당뇨병 관리는 교육이 중요하다. 당뇨병 교육의 질을 높이려면 어느 정도 수준은 돼야 한다. 당뇨병학회에 교육 컨텐트가 많다. 이를 활용해도 된다. 당뇨병 교육자의 질 관리도 필요하다. 당뇨병학회에서 인증하는 교육자는 2000시간 이상의 실무 경험이 필요하다. 그런데 만관제의 코디네이터로 활동하려면 실무 경험이 없어도 몇시간만 강의를 들으면 된다. 매우 다양한 당뇨병 환자의 상황을 파악해 제대로 대처하기 어려울 수 있다. 현실적인 문제로 케어 코디네이터를 운영할 수 밖에 없더라도 최소한 당뇨병 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부분은 당뇨병학회에서 주도적으로 할 수 있으면 좋겠다.” - 술 1군 발암물질인데, 담배처럼 해롭단 국민 37.4%뿐
한국인은 담배에 비해 술에 대한 경각심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술은 담배와 함께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인체에 대한 발암성 근거가 충분하다고 분류한 1군 발암물질에 속한다. 하지만 이 사실을 알고 있는 국민은 생각보다 적었다.국립암센터는 최근 20~69세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대국민 음주·흡연 관련 인식도 조사’를 실시한 결과 담배가 1군 발암물질이란 사실을 아는 국민은 88.5%에 달했지만, 술이 1군 발암물질이란 사실을 아는 국민은 33.6%에 그쳤다고 밝혔다.인식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술과 담배가 둘 다 똑같이 해롭다고 생각하는 국민은 37.4%에 불과했다. 국민의 절반에 가까운 46.9%는 한두 잔의 음주는 건강에 별 영향이 없다고 생각했으며, 한두 잔의 음주도 건강에 해롭다고 응답한 이는 34.0%에 머물렀다. 오히려 한두 잔은 건강에 도움된다고 응답한 이들도 18%나 됐다. 음주 현황을 보면, 소득과 교육 수준이 높을수록 음주자 비중이 높았고 교육 수준이 낮을수록 음주 빈도가 높은 경향을 보였다. 특히 20~30대 젊은 층일수록 1회 음주량이 10잔 이상으로 과음(폭음)하는 이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암 예방을 목적으로 음주 규제를 시행하는 방안에 대해선 국민의 47.9%가 필요하다고 답했고 금주를 권고하는 것엔 48.4%가 동의했다. 음주 규제를 시행한다면 필요한 정책 1순위로 ‘술 광고 금지’를 꼽았으며 ‘공공장소 음주 규제’와 ‘음주 위해성 알리기’가 뒤를 이었다.대중매체를 통해 술 광고나 음주 장면에 노출될 경우 청소년의 음주 시작 시기가 앞당겨지고 음주 소비가 촉진될 수 있다는 다수의 연구결과가 보고된 바 있다. 전 세계적으로 주류광고를 비롯한 음주 규제가 강화하고 있는 배경이다.프랑스와 스웨덴은 술에 대한 TV, 라디오 광고를 전면 금지하고 있으며 노르웨이, 핀란드, 스페인은 알코올 도수에 기준을 둬 알코올 함량이 15∼22% 이상인 경우 술 광고를 금지하고 있다. 미국은 25세 이하 모델은 주류광고에 출연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고 영국은 과도한 마케팅을 진행한 주류회사는 시장에서 퇴출하는 등 강력한 규제를 시행하고 있다. 가까운 일본에서도 주류상품을 진열하고 판촉·포장하는 과정에 대한 규제를 시행하고 있다.반면에 우리나라는 음주 규제가 상대적으로 덜하고 음주 문화에 관대한 환경이다. 특히 관련 규제가 상당히 미비한 편이다. 2021년 국민건강증진법이 일부 개정되면서 주류광고 제한 조항이 신설됐지만 여전히 제한적인 수준이며 주류회사의 공격적인 마케팅 속도를 따라가기엔 미흡한 상황이다.국립암센터 서홍관 원장은 “과거에는 한두 잔 정도의 음주는 괜찮다고 했지만 WHO와 유럽 선진국에서 음주 가이드라인을 개정했다”며 “WHO는 건강을 위한 적정 음주는 없으며 가장 건강한 습관은 소량의 음주도 하지 않는 것이라고 선언했다. 암을 예방하려면 술을 마시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한국인 여성 80%는 유방암 위험 높은 '치밀 유방'
한국인 여성의 80% 이상은 치밀 유방이다. 유방 밀도가 높은 치밀 유방은 유방 X선 촬영 이미지만으로는 암 진단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실제 매년 유방암 국가암검진을 받은 여성 10명 중 1명은 판정 유보 소견을 받는다. 치밀 유방은 비교적 젊은 30~40대에 흔하다. 최근엔 30~40대 유방암 발생률이 높아지면서 유방암 검진이 중요해지고 있다. 암 예방의 날(3월 21일)을 앞두고 유방암 조기 검진 중요성에 대해 알아본다. 유방암은 초기 증상이 없어 정기적인 검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재 유방암 검진의 기본은 유방 촬영 검사다. 우리나라는 만 40세 이상 여성을 대상으로 2년에 한 번씩 무료로 유방암 검진을 받을 수 있다. 유방 촬영 전용 기계로 가슴을 상하좌우로 납작하게 누른 상태에서 X선을 투과해 유방 내부 조직을 전체적으로 살핀다.문제는 발견이 까다로운 치밀 유방이다. 유방암은 유방 치밀도에 따라 유방암 발병 위험이 달라진다.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도 유방암 검진을 받은 사람에게 유방 밀도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도록 규정했다. 또 치밀 유방인 여성은 유방 밀도, 위험요인, 개인 상태 등을 의료진과 공유하도록 권장했다. 치밀 유방은 유방암 발병 위험 요인 중 하나다. 유방암은 대부분 유선 조직에서 발생하는데 지방 조직보다 유선 조직에 비정상적인 세포로 발전할 수 있는 세포가 더 많기 때문일 것으로 추정된다. 유방 밀도가 높은 여성군의 경우 낮은 여성군에 비해 유방암 위험도가 4~6배까지 증가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그런데 치밀 유방은 유방암 선별 검사로 활용하는 검사법인 유방 X선 촬영만으로는 판독이 까다롭다. 유방 X선 촬영술 사진에서 유선 조직이 종양과 동일한 색상인 흰색으로 표현돼 종양이 유방 조직에 가려 잘 안 보일 수 있다. 실제 2020년 국가암검진을 통해 유방 X선 촬영술을 받은 이들의 약 11%에 해당하는 40만여 명이 판정 유보를 받았다. 명지병원 유방외과 김완성 교수는 “한국인 여성의 경우 10명 중 8명이 치밀 유방에 해당되는 만큼 치밀 유방이 유방 건강 관리에 미칠 수 있는 영향 등에 대한 인식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치밀 유방은 상대적으로 젊은 여성층에서 많다. 한국인 여성 5967명의 유방 X선 촬영술 데이터를 분석한 연구결과, 치밀 유방의 분포는 30대 94.3%, 40대 91.4%에 이르며, 40대 이후 유방 실질 조직이 지방 조직으로 대체되면서 50대 72.2%, 60대 44.0%로 50대 이후부터 급격히 감소한다. 김 교수는 “치밀 유방인 경우 유방암 의심 여부를 보다 정확하게 확인하기 위해 유방 X선 촬영술과 함께 필요 시 유방 초음파나 혈액 검사 등 추가 검사를 챙기고 이상 징후가 있다면 신속하게 유방외과 전문의와 상담해야 한다”고 말했다.최근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유효성을 인정받은 유방암 혈액 검사 마스토체크를 활용하기도 한다. 마스토체크는 혈액 속에서 유방암에 특이적으로 발현하는 3종류의 바이오마커를 찾아내 정량 분석하는 프로테오믹스 방식으로 유방암을 진단한다. 마스토체크로 0기 유방암을 발견한 경우도 있다. 의료계에서도 판정 보류가 존재하는 유방 X선 촬영의 한계를 비용·효과적으로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검사법이다. 추가 검사를 위해 기다리는 대기 시간이 없이 간단하게 혈액만 채취하면 된다. 치밀 유방이라면 명확한 판정을 위해 처음부터 유방 X선 촬영과 마스토체크 유방암 혈액 검사를 병행하는 것도 대안이다. - 매복 사랑니, 구강암…중년이 유의해야 할 치과 질환
건강한 노후를 위해선 구강 건강 관리가 필수다. 충치부터 잇몸병, 턱관절 질환, 구강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구강 질환에 노출될 수 있어 일찍부터 예방·관리에 나서는 게 좋다. 상계백병원 치과·구강악안면외과 박관수 교수의 도움말로 중년에 유의해야 할 치과 질환에 대해 알아봤다.잇몸 질환은 중년의 흔한 치과 질병 중 하나다. 잇몸 질환 탓에 발생한 염증 물질은 혈액을 타고 이동해 전신 건강에 영향을 준다는 보고가 있다. 다른 기저 질환에 악영향을 받지 않으려면 평소에 잇몸 질환을 예방하는 게 중요하다. 잇몸 질환을 막으려면 치석이 생기지 않도록 플라크 단계에서 철저히 제거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플라크는 치아 주변에 남아 있는 음식물 찌꺼기가 치아 표면에 생성하는 얇은 세균막을 의미한다. 칫솔질을 꼼꼼하게 하는 건 기본이고 1년에 1회 이상 스케일링 받을 것을 권한다.매복 사랑니도 주의해야 한다. 젊었을 때 약간의 증상만 있다 사라져 방치했던 매복 사랑니가 중년이 돼 증상을 일으키는 경우가 종종 있다. 사랑니 자체에 염증과 세균 감염이 일어나고 주변 치아의 충치나 잇몸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발치 없이 증상만 치료하고 다시 방치하면 이후에도 문제가 될 수 있으므로 증상이 생겼을 때 과감히 제거하는 게 좋다. 매복된 치아의 발치는 수술이 필요하다. 하루라도 젊을 때 해야 회복도 비교적 빠르다.턱관절 질환도 중년에 발생 빈도가 높은 치과 질환이다. 씹거나 입을 벌릴 때 턱이 아프거나 불안정하고 입이 잘 벌어지지 않는 증상이 나타난다. 다른 관절 질환과 달리 젊은 층에서 더 흔하게 발생하지만, 최근엔 나이 들어도 씹는 기능을 잘 유지하는 중년층에서도 발생이 늘고 있다. 턱과 얼굴 근육의 긴장을 유발하는 스트레스 역시 발생을 부추긴다.구강암에 대한 관심도 가져야 한다. 구강암은 입 안이 헐어서 잘 낫지 않을 때, 입안에 뭔가 돌기 같은 것이 생겨서 없어지지 않을 때, 턱이나 잇몸에 뭐가 만져질 때 의심해 볼 수 있다. 박관수 교수는 “구강암은 생명과 직접 관련이 있다”며 “다른 증상이 없더라도 앞서 말한 상태가 3~4주 이상 지속하면 가까운 치과를 찾아 검진하고 필요하면 상급 병원 치과에 가서 정밀하게 검사해 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 항암 치료 시 침·뜸 치료 병행하면 통증·피로 완화 도움
암 치료 중이라면 통증·피로·불면 등 관련 증상을 함께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 암 관련 증상의 치료와 관리는 삶의 질을 높일 뿐만 아니라 암 치료의 순응도를 높여 전체 생존 기간을 연장시킨다. 암 관련 증상의 한의 치료에 관해서 우리나라는 ‘암 관련 증상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을 활용한다.강동경희대병원 한방내과 윤성우 교수는 “암 환자 치료의 현실적인 목표는 ‘가끔 완치하며 자주 생존 기간을 늘리고 항상 편안하게 하는 것’으로 본다”며 “연구결과, 지지완화요법 치료를 일찍 시작한 환자들은 지지완화요법을 늦게 받은 환자들에 비해서 생존 기간이 유의하게 증가했고 정신적 우울감도 훨씬 적었다”라고 설명했다. 윤 교수와 함께 암 관련 증상을 치료하고 관리하는 지지완화요법의 종류와 효과를 알아본다. ━ 수기 침 치료, 항암 병행 시 효과 침 치료는 암성 통증, 피로, 불면, 항암 치료로 인한 오심구토와 말초신경병증, 방사선치료로 인한 구강 건조를 완화한다. 암성 통증과 오심구토에 적용하는 여러 혈자리가 있다. 수기 침 치료는 지지완화요법, 일상 관리와 함께했을 때 만족도가 높다. 단, 항암 치료 중에 전기 침 치료는 오히려 말초신경병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 수기 침 치료로 안전하게 치료하는 것이 좋다. ━ 피로·통증에는 뜸 치료 뜸 치료는 피로와 통증에 효과적이다. 암 환자에게 복부와 팔다리에 꾸준한 뜸 치료를 하면 피로에 효과적이다. 뼈로 전이되거나 암 자체로 인해 발생하는 국소적인 암성 통증에도 뜸 치료를 통해 통증을 줄일 수 있다. 효과는 제한적이기 때문에 진통제와 병행하는 경우가 많다. 뜸 치료 시 주의할 점은 수술 부위, 방사선 치료 부위 등에는 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당뇨 환자나 노인 환자의 경우 특히 화상을 주의해야 한다. ━ 우울·불안 해소에 좋은 명상 명상은 암 환자의 우울·불안·불면증에 효과적이다. 특히 마음 챙김 명상은 우울증을 감소시키고 암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가장 높은 근거 수준의 유효성을 보여주었다. 마음 챙김 명상은 우리나라 선불교의 명상법을 미국 하버드대에서 학술적으로 체계화한 것이다. 자기의 감정, 생각, 신체를 객관화해 한 발 떨어져서 바라다보는 이 명상법을 꾸준히 지속하면 스트레스나 불안감 해소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 암 환자 상태별 맞춤 한약 치료한약은 암 환자의 피로·식욕부진·오심구토·불면증을 포함한 다양한 암 관련 증상에 사용된다. 암성 피로에는 보중익기탕·십전대보탕·인삼양영탕을 처방한다. 식욕부진에는 삼출건비탕·향사육군자탕이 도움된다. 오심구토에는 비화음·반하복령탕이, 불면증에는 귀비탕가미방·천왕보심단 등이 효과적이다. 각 환자에 적합한 한약의 선택은 한의학의 진단 방법인 변증을 통해 이뤄지므로 전문 한의사의 진료가 필요하다. 전반적으로 한약 치료는 안전하지만 암 환자의 다양한 상태에 따라 적절한 한약이 선용돼야 한다.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 - 건조한 대기에 예민해진 호흡기, 고령층은 폐렴에 취약
일교차가 커지는 환절기다. 건조한 대기에 코·인후두·기관지·폐 등 호흡기가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호흡기 질환이 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호흡기내과 박선철 교수의 도움말로 환절기 주의해야 할 다양한 호흡기 질환에 대해 알아봤다. 호흡기 질환은 가벼운 감기부터 폐렴·폐암 등 다양하다. 가장 흔한 호흡기 질환 중 하나인 감기는 바이러스에 의해 코와 목 부분을 포함한 상부 호흡기에 발생하는 감염성 질환이다. 기침·콧물·목통증(인후통)·두통 같은 증상을 동반하는 감기는 특별히 치료하지 않아도 1~2주 정도 지나면 저절로 낫는다. 감기는 약을 먹는다고 빨리 낫지 않는다. 다만 감기로 인한 증상을 완화할 뿐이다. 감기와 비슷한 독감도 주의해야 한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해 생기는 호흡기 질환으로 상부 및 하부 호흡기를 모두 침범할 수 있다. 고열·근육통·쇠약감 등 전신 증상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전염성이 강해 넓은 지역으로 유행할 수 있다. 감기보다 증상이 심하고 합병증 발생 위험이 높아 국가적 관리가 중요하다. 독감은 예방이 가능하다. 해마다 유행하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종류가 달라 1년에 한 번씩 독감 예방접종 주사를 맞는 것이 좋다. 다만 독감 예방접종과 감기는 상관이 없다. 폐렴 및 결핵도 중요한 호흡기 질환이다. 폐렴은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이 폐에 감염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기침·가래·열·호흡곤란 등 증상을 동반한다. 감기와는 다르게 세균에 의한 감염이 폐렴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항생제로 치료하는 것이 필요하다. 만성 폐질환을 앓고 있거나 65세 이상의 노인의 경우 폐렴에 취약해 주의해야 한다. 박선철 교수는 “대부분은 1~2주 정도 항생제를 복용하면 완치되지만 상황에 따라 입원 및 장기간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폐렴과 증상이 비슷한 결핵은 서서히 진행한다. 기침·가래·미열 등이 오래 지속될 경우 결핵을 의심한다. 전염력이 높은 결핵은 1~2주 동안은 격리 치료가 필요하다. 치료 기간도 길어서 약 6개월 정도 약을 복용해야만 완치가 가능하다.만성 호흡기 질환 중에 하나인 천식은 요즘 같은 환절기에 조심해야 한다. 기관지에 만성적인 염증이 반복되면서 기관지 염증과 근육 수축으로 기관지가 좁아진다. 숨이 찬 증상과 쌕쌕거리는 숨소리가 특징적이다. 간혹 약물 치료로 증상이 좋아지면 임의로 약 복용을 중단하고 병원에 오지 않는 경우도 있다. 결국 증상이 악화해 다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천식은 완치를 기대하기 어렵다. 꾸준한 치료가 필요하다. 담배로 폐기능이 떨어진 만성폐쇄성폐질환(COPD)도 있다. 만성적으로 유해한 입자나 가스의 흡입에 의해 폐에 비정상적인 염증 반응이 반복된 상태다. COPD 발병의 대표적인 원인 물질은 담배이다. 폐 기능 저하로 만성적인 호흡곤란 증상을 겪는다. 이름이 길고 어려워 천식과 착각하지만 다른 질병이다. 천식은 주로 젊을 때 나타나서 호흡곤란의 변동이 심한 것이 특징이다. 반면, COPD는 대부분 40대 이후에 나타나며 호흡곤란이 서서히 악화한다. 박 교수는 “폐기능이 저하해 만성폐쇄성폐질환이 나타나면 이를 되돌리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대부분이 흡연과 관련되어 있어 금연이 가장 중요한 예방이자 치료다.간질성 폐질환도 일반인에게는 낯선 호흡기 질환이다. 공기가 지나는 통로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폐 부분인 간질에 이상이 생긴다. 주된 증상은 기침, 호흡곤란 등이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 조직 검사 등이 필요할 수 있다. 간질성 폐질환은 한 가지의 질환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수 십 가지 이상의 질환들을 포함하고 있다. 각각의 질환에 따라 특징도 다르고 치료도 달라 한 가지 형태로 이야기하기는 어렵다. 다만 주된 증상으로 기침과 호흡곤란 등이 있을 수 있으며 정확한 진단을 위해 조직검사 등이 필요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간질성 폐질환 중에 흔한 것으로 특발성 폐섬유화증이 있는데 치료도 어렵고 생존 기간도 2~3년 정도로 짧은 예후가 좋지 않다.폐암도 잊지말아야 할 호흡기 질환이다. 기침, 피가 섞인 가래, 가슴 통증, 호흡 곤란 같은 증상을 동반한다. 폐암은 증상이 나타나면 암이 진행된 경우가 많다. 특히 다른 암에 비해 진행이 빠르고 생존율도 낮다. 조기 발견하면 수술로 완치가 가능하지만 3~4기라면 평균 생존기간이 6~12개월 정도다. 폐암은 가슴 부위 X선 촬영, CT 등으로 진단한다. 다만 가슴 X선은 크기가 작거나 구조물에 숨어있는 폐암 등은 발견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흡연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금연이 중요하다. - 봄 산행 갔다 무릎 붓고 뻣뻣하다면 이것 의심
봄 산행의 계절이 돌아왔다. 자연과 교감하면서 숲길을 걷는 봄 산행은 전신 건강에 유익하다. 해빙기의 숲길은 눈에 잘 띄지 않는 결빙 구간이 많아 미끄러지면서 부상을 겪기 쉽다. 특히 산을 오르내릴 때 관절의 각도나 근육이 평소와는 다른 상태로 긴장해 발목·무릎 부상 위험이 크다. 산에 다녀 와서도 무릎이 뻑뻑하거나 시큰거리는 느낌이 들 수 있다. 봄 산행 부상 주의점을 알아봤다.등산은 걷기·조깅 만큼이나 한국인이 즐기는 운동이다. 그런데 민첩성이 떨어지는 중장년층은 등산으로 부상을 당하기 쉽다. 스포츠안전재단(2019)에서 실시한 스포츠안전사고 실태조사에 따르면 등산·클라이밍 인구 10명중 7명은 부상을 경험했다. 다친 부위는 발목(45.9%), 무릎(28.1%)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부평힘찬병원 정형외과 김유근 원장은 “하산할 때는 발목의 각도가 족저굴곡이 되기 때문에 발목 인대 손상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발목을 잡아주는 근육의 힘이 약하거나 균형이 잡히지 않으면 발목을 삐기 쉽다”고 말했다.봄 산은 아직 일교차가 큰 탓에 땅이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고 그늘진 곳에 여전히 빙설이 남아있다. 햇볕이 드는 등산로도 안심할 수 없다. 살얼음·낙엽에 미끄러지기 쉽다. 특히 등산을 즐기는 중장년층은 관절·인대 노화가 시작된 데다 운동량이 적었던 겨울을 보내면서 근육과 인대가 약해져 있을 수 있다. 이럴 때 조금만 부주의하거나 무리했다가는 발목과 무릎에 부상을 입기 쉽다.울퉁불퉁한 등산로나 나무뿌리, 돌부리 등을 잘못 디뎌 걸려 넘어지거나 언 땅에 미끄러져 접질릴 때 발목 인대가 가동 범위를 벗어나게 되면 발목 부상을 겪는 식이다. 발목은 그 자체로 안쪽으로 돌아가기 쉬운 구조다. 바깥쪽 부위의 인대 손상이 흔하다. 한번 삔 발목은 인대가 약해져 발과 발목을 연결하는 뼈가 충돌할 수 있고, 발목이 불안정해질 수 있다. 때문에 발목 염좌가 발생하면 일정 기간 부목을 대거나 냉찜질로 붓기를 가라앉히고 근육강화 운동을 통해 늘어난 인대를 복구해야 한다. 산에서 내려올 때는 더 조심해야 한다. 근육통이나 부상은 내리막길에서 더 많이 발생하다. 내리막길에서 무릎이 구부려지면서 가해지는 하중이 4배 이상 증가해 더 큰 무리를 줄 수 있다. 실제 행정안전부 재난연감에 나온 2020~2021년 3월 등산사고 시간대를 보면 점심을 먹고 하산을 시작하는 12~15시대가 가장 높았다.하산 때 주의해야 하는 부상은 반월상 연골판 손상이다. 반월상 연골판은 무릎관절의 안쪽과 바깥쪽에서 무릎을 안정시키고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한다. 경사진 산길을 내려오면서 무릎이 지속적으로 충격을 받거나 미끄러지고 갑작스럽게 방향을 틀다가 손상을 당할 수 있다. 등산 후 무릎 통증이 지속되거나 붓고 뻣뻣한 느낌, 무릎을 구부렸다 펼 때 완전히 펴지지 않고 걸리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하고 무릎을 조금만 틀어도 삐걱대는 느낌이 든다. 반월상 연골판은 나이가 들수록 탄력이 줄어 외부 충격에 쉽게 찢어질 수 있다. 인천힘찬종합병원 정형외과 안치훈 과장은 “외부 충격에 의해 찢어지거나 손상되면 무릎 관절 연골을 보호하는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기 때문에 퇴행성 관절염으로 이환될 확률이 높아진다”라고 말했다.스트레칭 필수, 등산화와 스틱 등 장비 챙겨야봄철 산에 오르기 전에는 발목과 손목, 종아리, 허벅지, 허리 등 전신 스트레칭을 충분히 해 굳어 있던 근육과 인대의 유연성을 높여줘야 부상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또 산을 내려올 때에는 발밑을 주시하고, 경사가 급할수록 보폭을 좁혀 걸어 무릎에 가해지는 충격을 줄이는 것이 좋다.낮은 산이라도 일반 운동화 보다 미끄럼을 방지할 수 있는 등산화를 착용한다. 등산화는 산길에서 발목을 안정감 있게 잡아주고, 발바닥을 견고하게 받쳐주기 때문에 부상 방지를 위해 신는다. 등산 스틱을 사용하는 것도 좋다. 급경사나 미끄러운 지형에서 균형을 잡아주고 체중을 분산시켜주는데, 에너지 소모를 10~15% 정도 줄이고 하산 시 충격으로부터 무릎을 보호할 수 있다. - 술 좋아하는 사람, 발가락 빨갛게 부으면 통풍 신호
통풍은 맥주를 많이 마시면 걸리는 병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인천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 김문영 교수는 "통풍은 혈액 내 요산이 증가하면서 발생하는데, 맥주뿐 아니라 모든 종류의 술은 요산을 증가시킨다. 술의 종류보다는 음주량이 통풍의 위험성을 높인다"고 말했다. 김문영 교수와 함께 통풍에 대해 알아본다. ━ 1. 요산염 결정이 관절 연골 등에 침착 통풍은 혈액 내 요산의 농도가 높아지면서 요산염 결정이 관절의 연골·힘줄·주위 조직에 침착되는 병이다. 김 교수는 “통풍은 요산이 몸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과도하게 축적돼 발생하는데 ‘바람만 스쳐도 아프다’는 표현처럼 여성의 출산과 비교할 정도의 극심한 통증을 동반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 2. 술 좋아하는 비만 남성 고위험군 국내 통풍 환자는 계속해서 큰 폭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에서 통풍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2년 26만5065명에서 2021년 49만2373명으로 9년간 두 배 가까이 늘었다. 통풍은 주로 남성에서 발생하는데, 남성은 콩팥의 요산 제거 능력이 나이가 들수록 감소하는 반면 여성은 폐경 이전까지 여성호르몬의 영향으로 요산 제거 능력이 유지되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통풍은 비만이면서 술을 많이 마시는 중년 남성에게서 많이 생기는데, 이는 비만 자체가 체내 요산 생성을 증가시키고 신장 기능은 나이가 들면서 점차 떨어져 요산 배설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최근에는 스트레스와 잦은 회식으로 과식하고 상대적으로 운동량이 적은 젊은 남성에게도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고 했다. ━ 3. 엄지발가락과 발등 빨갛게 붓고 열감 증상은 주로 엄지발가락이나 발등·발목·무릎 등에 갑작스러운 염증이 발생한다. 심하게 붓고 빨갛게 변하며 열감이 있고 손도 못 댈 정도의 통증이 생긴다. 첫 증상 후 통증이 있을 때만 치료하고 꾸준히 치료하지 않으면 통풍 결절이 울퉁불퉁 튀어나와 신발을 제대로 신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 4. 간·염통·조개류 섭취 피해야 통풍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과음이나 과식을 피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적절한 체중을 유지해야 한다. 반드시 피해야 하는 음식은 내장(염통, 간, 콩팥 등), 과당이 많은 콘 시럽(corn syrup)이 함유된 음료수 등이다. 육류, 해산물(등푸른생선, 조개), 과일주스, 설탕, 단 음료와 디저트, 소금 등도 주의한다. 반면 저지방이나 무지방 유제품, 곡류, 채소, 과일, 달걀, 해조류 등 지방이 적은 식품과 적당한 운동은 통풍 예방에 도움이 된다.김 교수는 “너무 과격한 운동은 요산 생산을 증가시키고 몸속에 젖산이 축적돼 요산 배설이 감소하면서 통풍 발작이 생길 수도 있다”며 “통풍 발작이 나타날 때는 다리를 높은 곳으로 올리고 얼음찜질을 한 뒤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당부했다.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