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초기 단계부터 건강보험 적용 '컨설팅' 이뤄져야"

인쇄

고려대 의대 ‘4차 산업혁명이 보건의료시스템에 미치는 영향’ 심포지엄

26일 고려대 의대 문숙의학관 1층 윤병주홀에서 고려대 의대 개교 90주년 기념 심포지엄이 열렸다. [사진 고대의료원]


“건강보험제도와 4차 산업혁명의 가치가 서로 충돌하고 있다”
 

26일 고려대 의대 문숙의학관 1층 윤병주홀에서 열린 고려대 의대 개교 90주년 기념 심포지엄 '의학과 정책'에서 윤석준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현재 건강보험제도와 4차 산업혁명의 관계를 이같이 소개했다.
 
이 날 '건강보험제도와 4차 산업혁명'을 주제로 발표에 나선 윤 교수는 4차 산업혁명 시대 건강보험제도의 과제를 설명하기 위해 먼저 '가치 충돌'의 다양한 형태를 설명했다. 예컨대 건강보험제도는 전국민을 대상으로 해 보편성을 띄지만 4차 산업혁명은 차별성·툭수성을 인정한다. 또 건강보험은 규제적 성격이 강하지만, 4차 산업혁명은 불확실성과 위험을 감수하면서 시장의 신속한 도입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이런 충돌이 의료행위, 치료재료, 약제 등 건강보험 등재와 가격 결정에 있어 다양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는 게 윤 교수의 판단이다. 대표적인 것이 치료 재료가 별도산정불가로 결정되는 사례다. 예를 들어, 벤처기업이 기존에 없던 신개념 주사기를 개발해도, 별도 가격이 선정되지 않아 주사를 놓는 의료 행위에 이 가격이 포함되면서 제대로 된 보상을 받지 못하고 기술 개발을 포기하는 경우가 생긴다.
 

고대의대 예방의학교실 윤석준 교수가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 고대의료원]

윤 교수는 “의료기술이 발전해 행위 수가를 초과하는 고가의 치료재료가 많아지고 있지만, 이를 합리적으로 보상할 수 있는 체계는 미흡하다”며 “현재는 질환의 특성에 따라 치료 재료가 기여하는 다양한 가치를 고려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건강보험제도 개선은 피할 수 없는 과제다. 윤 교수는"4차 산업혁명에 따른 새로운 규제 시스템을 마련해야 할 때"라며 "혁신기술의 급여화 완화와 우선 평가(패스트 트랙) 제도 운영, 공익 목적의 임상연구에 건강보험 확대 적용 등 규제 완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개발(R&D) 초기 단계부터 건강보험 적용 가능성을 컨설팅 받는것도 해법이 될 수 있다. 윤 교수는 “지금은 정부가 한쪽에서는 예산을 투입해 연구개발을 장려하고, 다른 쪽에서는 건강보험 적용을 규제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며 “보건복지부, 산업통상자원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보건의료부분 연구개발과 관련된 전 부서가 통합적 R&D 시스템을 갖춘다면 예산 효율화 측면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심포지엄에는 강도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의 '4차 산업혁명과 보건의료 정책', 김주한 서울대 의대 의료정보학 교수의 '4차 산업혁명 시대 병원정보의 미래' 등 특강과 함께 김열홍 고대의료원 정밀의료사업단장, 신영석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의 주제 발표 등 4차 산업혁명이 보건의료시스템이 미치는 영향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공유됐다.

고려대 의대는 개교 90주년을 맞아 ‘의학과 법’, ‘의학과 교육’ 심포지엄을 순차적으로 개최할 예정이다.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 저작권자 © 중앙일보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