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도인지장애·치매는 '염증' 탓? "운동·영양 등 종합 관리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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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美 UCLA 노화연구소 게리 스몰 박사

미국 UCLA 노화연구소장인 개리 스몰 박사(사진)는 경도인지장애·치매 등 노화와 관련된 500여 편의 과학 논문을 저술한 세계적인 뇌 과학자다. 그는 최근 연구 결과 치매가 ‘염증’으로 인해 진행·악화한다는 가설이 힘을 얻고 있다며 “뇌 건강을 개선하고 치매 위험을 낮추기 위해서는 운동·식습관 등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치매협회가 주최한 '2018 봄 심포지엄'에 참석한 그와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다음은 일문 일답

미국 UCLA 노화연구소장인 게리 스몰 박사가 최근 한국치매협회의 주최로 열린 심포지엄에 참석해 특별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그는 "하루 20분 정도 빠른 걸음으로 걷는 것만으로 치매에 대한 위험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생활습관 개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 경도인지장애와 치매의 가장 큰 원인은 무엇인가. 예방할 방법은 없나.
“사실 경도인지장애와 치매의 뚜렷한 위험 요인은 아직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현재까지 가장 설득력 있는 데이터를 살펴본다면 운동은 경도인지장애·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딱 한 가지를 추천하라면 조금씩이라도 매일, 규칙적으로 운동하라고 권하고 싶다. 올림픽 선수처럼 운동하라는 것이 아니다. 하루 20분 정도 빠른 걸음으로 걷는 것만으로 치매에 대한 위험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최근 다국적 제약사들이 타깃을 정해 진행하던 치매 예방 약 개발을 잇달아 포기했다. 경도인지장애·치매가 복합적인 원인으로 발생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는데 어떻게 보는가.
“여러 제약사가 지난 수십 년간 치매 치료제 개발을 위해 많은 연구를 진행해왔다. 안타깝게도 대다수가 새로운 치료제 개발에는 이르지 못했다. 현재 아밀로이드 플라크와 타우 단백질 응집체 외에 과학자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요소가 바로 ‘염증’이다. 과도한 염증이 치매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이에 따라 염증을 억제 또는 완화하는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 전략이 치매 증상을 지연시키거나, 막아줄 수 있는지 등이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 전략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말하나.
“우리 연구팀이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운동만 하는 사람보다 운동하면서 금연하고, 채소·과일 등을 다양하게 섭취하는 사람이 기억력 저하, 기억력 감퇴 등의 문제를 겪을 가능성이 작았다. 뇌가 상대적으로 건강한 때부터 미리 뇌를 보호할 다양한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규칙적인 운동, 건강한 식습관, 스트레스 관리, 기억력을 향상하기 위한 훈련, 건강 보조제 섭취 등 다양한 방법을 개별적으로, 혹은 조합해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은 우리 연구팀이 주요 주제이기도 하다.”

-한국은 사회경제적 비용이 큰 치매를 국가가 책임진다는 내용의 '치매 국가 책임제'를 도입해 경도인지장애부터 체계적인 관리를 받을 수 있도록 정책을 수립했다.
“치매 국가 책임제는 매우 좋은 정책이라 생각한다. 치매 관련 질환을 연구하고 치매 환자를 돌보는 데는 큰 비용과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뇌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종합적인 건강 관리가 필요하다. 국민들이 건강한 라이프 스타일을 추구할 수 있게 정책 관계자들이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미국 UCLA 노화연구소 게리 스몰 박사

-미국의 예방 정책은 어떤가.
“미국은 경도인지장애나 치매에 공식적인 대책이 마련되어 있지는 않지만 일부 의사, 기관, 조직 등이 개별적으로 건강한 라이프 스타일을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 시행하고 있다. 내가 몸담은 UCLA 노화연구소도 관련 프로그램을 개발해 미국 전역과 중국 상하이, 브라질 상파울루에 보급하고 있다. 건강한 생활 습관을 갖는 것이 기억력 향상과 치매 증상을 지연시킨다는 것은 이미 과학적으로 상당 부분 밝혀져있다. 이런 프로그램도 분명 뇌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

-치매 예방을 위해 강조하고 싶은 내용이 있다면.
“뇌 건강에 도움이 되는 식품이 많다. 오메가3지방산을 많이 섭취하면 항염증 효과를, 과일이나 채소를 많이 섭취하면 뇌의 산화성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다. 문제는 사람들이 건강한 식습관을 실제로 실천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그래서 우리 연구팀은 뇌 건강에 도움이 되는 특정 영양소를 연구하기도 한다. 종전에 연구들을 검토한 결과, 커큐민이 든 카레를 많이 섭취하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치매의 위험이 낮고 기억력이 향상 된다는 보고가 있었다. 그래서 커큐민보다 체내흡수율이 높은 '테라큐민'을 이용해 18개월간 중년층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고, 그 결과 매일 테라큐민을 먹은 그룹이 모양이 비슷한 다른 성분을 먹은 그룹보다 기억력·주의력 등이 개선된다는 결론을 내렸다. 매우 고무적인 내용이다."

-향후 계획은.
"테라큐민 섭취 등 치매 예방을 위한 라이프 스타일 전략에 대한 대규모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현재 경도인지장애나 정상 노화에 의한 가벼운 기억력 감퇴 문제를 겪는 사람이 적지 않다. 대규모 연구에서 치매 예방 효과가 재확인된다면 공중보건학적으로 상당히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 예상한다."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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