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립샘비대증 치료제, 요로 결석 치료에 도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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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세브란스병원 구교철 교수 “α차단제 복용 후 결석 제거술에 요관 손상 제로(0)”

요관 내시경을 이용한 결석 제거술에 전립샘비대증 치료제 등에 쓰이는 ‘α차단제’ 복용이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강남세브란스병원 비뇨의학과 구교철 교수 연구팀은 α차단제가 요관 진입집 삽입압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15일 밝혔다.
 
내시경으로 요로 결석 제거
요로 결석은 신장·신우(신장에서 요관이 나오는 부분의 깔때기 모양 기관)·요관·방광 등 소변 길(요로)에 돌(결석)이 생기는 병이다. 고열·혈뇨를 비롯해 특히 옆구리와 허리에 극심한 통증을 일으킨다.
 
치료법은 다양하다. 크기가 작은 결석은 소변을 통한 자연 배출을 유도하거나, 체외 충격파를 이용해 잘게 부순 후 빼낸다. 문제는 크기가 크거나 단단한 결석이다. 종전에는 개복수술 외에 이를 꺼낼 방법이 없었다. 그러나 최근들어 내시경, 특히 끝이 자유롭게 휘는 연성 요관 내시경이 활용되면서 환자 부담이 크게 줄었다.
 
요관은 신장에서 만들어진 소변을 방광까지 전달하는 가늘고 긴 관이다. 이곳을 통해 내시경을 넣어 절개 없이 신우나 요관 등에 생긴 돌을 레이저를 쏴 분쇄하거나 제거하는 방식이다. 통증과 출혈이 거의 없고 복강경이나 개복 수술로 인한 합병증을 피할 수 있는 등 장점이 많다.
 
서울대병원 비뇨의학과 조성용 교수는 “연성 요관 내시경을 이용한 요로 결석 치료는 최근 5년 사이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고 현재 널리 활용되고 있다”며 “신장에 생긴 돌도 연성 요관 내시경을 활용해 제거할 수 있다”고 말했다.
 
α차단제, 요관 운동 억제해 기구 삽입 도와
문제는 요관 내시경을 넣을 때 이용하는 ‘요관 진입집’이 성인 요관의 평균 직경에 비해 2~3㎜ 굵다는 점이다. 기구를 넣는 과정에서 요관이 팽창하거나, 부분적으로 출혈이 생길 위험이 있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강남세브란스병원 연구팀이 주목한 것이 ‘α차단제’다. 일반인에게는 특히 전립샘비대증 치료제로 익숙한 약물이다. α차단제는 근육을 이완시켜 요관 연동 운동의 주기와 강도를 떨어트린다. 요관의 수축력이 낮아지면서 요관이 확장된다. 실제 이런 효과로 전립샘비대증 치료제를 복용한 뒤 요로 결석이 자연 배출되는 환자도 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연구팀은 연세대 기계공학과 박노철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요관 진입집 삽입 압력 측정기를 개발, 내시경 수술 전 α차단제를 복용한 환자 42명과 복용하지 않은 환자 41명의 삽입 압력을 비교했다. 그 결과, α차단제를 복용한 쪽은 그렇지 않은 쪽보다 최대 삽입압력이 유의하게 낮았다.
 
공동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요관 손상 예방을 위한 적정 최대극 압력(600g)도 처음으로 확인했다. 구 교수는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결석 제거술 전 α차단제를 사용한 이후 유의미한 요관 손상은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며 “향후 삽입압력을 감소시키는 의료기기도 개발할 예정”이라 말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비뇨의학회의 국제학술지 ‘비뇨의학저널(Journal of Urology)’에 게재됐다.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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