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 심해지는 '마음의 감기'…우울증 '초기 대처' 중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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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월은 '정신 질환' 심해지는 때, 2주 이상 우울감 지속되면 전문가 상담 받아야

우울증은 누구나 걸릴 수 있다. 시나브로 겪다 만성화되면 극단적인 선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변 사람의 관심과 초기 대처가 중요하다. 봄은 특히 '마음의 감기'인 우울증이 심해지는 때라 더 큰 관심이 요구된다. 

3~5월 극단적 선택하는 경우 많아
14일 보건복지부 중앙자살예방센터가 발간한 '2018 자살예방백서'에 따르면 2016년 전체 자살사망자 수는 전년(1만3513명)대비 421명 감소한 1만3092명으로 집계됐다. 자살률도 2011년 이후 꾸준히 줄어 2016년 25.6명으로 낮아졌다.
 

2011년 이후 전체 자살률은 전반적인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자료 중앙자살예방센터]

지역별 연령 표준화 자살률은 서울(19.8명)이 가장 낮았고 충북(27.5명)이 가장 높았다. 전년 대비 자살률이 가장 많이 감소한 지역은 강원(12.2% 감소), 반대로 가장 많이 증가한 지역은 세종(17.8% 증가)이었다.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가장 큰 원인은 우울증 등 정신적 어려움이었다. 연령별로 10~40세, 51~60세는 특히 정신적 어려움으로 인해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중 10대와 20대는 다른 연령대와 달리 자살률이 증가하고 있어 문제가 더욱 심각한 것으로 파악된다. 취약한 시기는 봄이었다. 2012~2016년 월별 자살사망자 비율을 집계한 결과 3~5월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였다고 중앙자살예방센터는 밝혔다.

연령별 자살 동기 [자료 중앙자살예방센터]

중앙자살예방센터 한창수 센터장은 "국내 자살률이 감소 추세이기는 하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이번 발간된 백서를 근거기반 자살예방 사업에 폭넓게 활용할 계획"이라 말했다. 

우울증 치료, 시작이 반
봄에 우울증 환자가 증가하는 이유에 대해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백종우 교수는 "가정의 달인 5월은 대부분이 느끼는 '행복감'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이 급증하는 시기"라며 "이로 인해 우울감이 심해지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가 는다"고 설명한다.

특히, 신체 활동이 불편하고 생활고를 겪기 쉬운 만성질환자는 고위험군이다. 백종우 교수는 “만성질환자는 오랜 기간 지속적인 고통을 경험하고, 이로 인해 미래에 대한 희망보다 좌절과 시련의 감정을 느끼고 우울해지기 쉽다”며 “단순히 기분이 우울해지는 것 이상의 문제가 생겨도 이를 자신의 탓으로 돌리거나 앞으로 계속 일이 잘 해결되지 않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 마포대교에 자살 예방 목적으로 설치된 '한번만 더' 동상 [중앙포토]

우울한 감정은 누구나 느낄 수 있다. 문제는 이를 스스로가 ‘질환’으로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설마'라는 생각에 우울증을 부정하고, 병원을 찾는 것을 어려워한다. 그러다 주체할 수 없을 정도가 돼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가 생긴다.

'마음의 감기'는 초기에 대처하지 않으면 만성화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이 우울증을 앓고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다. 2주 이상 우울감이 이어지고 식욕 저하, 수면 변화, 피로 등을 동반하면 우울증을 의심해야 한다. 초기에는 충분한 수면, 운동 등 취미 생활로 우울증을 극복할 수 있지만, 그래도 나아지지 않으면 적극적으로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중등 이상의 우울증도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2개월 이내 70-80%는 호전된다. 백종우 교수는 “본인 스스로가 우울증임을 인식하고, 주변의 도움을 적극적으로 구하는 등 노력해야 한다”며 “주변에서도 우울증 환자를 ‘의지가 약한 사람’, 정신적으로 나약한 사람‘ 처럼 부정적으로 보지 말아야 한다.  우울증 치료의 ‘첫 단계’는 이러한 편견의 장벽을 넘는 것부터 시작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올해부터 국가건강검진 우울증 무료 검진이 40·66세 두차례에서 40·50·60·70세로 확대 시행된다. 자살 예방 관련 상담은 각 지역의 정신건강 복지센터(1577-0199)나 '희망의 전화(국번 없이 129)'로 하면 된다.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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