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병원서 일하는 과학자, 의료 신기술 상용화 힘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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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승종 고대 의대 의공학교실 교수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바이오닉스연구단장이었던 김승종 박사가 지난달 고대 의대 의공학교실 교수로 부임했다. 최첨단 융복합 의학센터 설립에 맞춰 ‘미래형 병원’을 준비하는 고대의료원의 첫 번째 인재 영입이다. 100억원이 넘는 연구비와 100여 명에 달하는 연구 인력을 이끈 과학자가 병원으로 온 이유는 무엇일까. 김승종 교수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지난달 고대 의대 의공학교실 교수로 부임한 김승종 박사가 환자·의사·과학자가 함께 모여 실질적인 의료기기 개발에 나서는 '의료기술 실증병동' 시스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고대의료원]

-고대의료원에 오게 된 이유는.
“고대의료원과는 KIST에 있을 때부터 각종 연구과제를 함께하며 인연을 맺었다. 그러다 의료원에서 먼저 부임 요청이 왔고, 경영진과 이야기를 나눠 보니 미래의 ‘일류 병원’은 단순히 병상 수가 아닌 ‘기술’에 좌우된다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 뛰어난 기술도 병원에서 쓰이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나 역시 과학자로서 그런 부분이 안타까웠다. 과학자와 의사를 연결하는 ‘다리’가 되고자 고대의료원에 오게 됐다.”
  
-바이오닉스 분야에서 의료 현장에 쓰일 만한 기술이 많나.
“바이오닉스(생물학과 전기공학의 합성어) 분야는 광범위하다. 재활로봇, 수술실 사고를 예방하는 인공지능(AI) 기술, 수술 과정을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증강현실(AR)·3D프린터 기술 등 다양하다. 일부는 실제 의료 현장에 활용되고 있다. 예컨대 턱뼈를 재건하려면 수술 중에 종아리뼈의 길이를 재고 턱에 맞춰 깎아야 해 시간이 10시간 넘게 걸린다. 미리 3D프린터로 인공뼈를 만들어 종아리뼈를 맞춰 떼면 수술 시간이 1시간으로 줄어 감염 위험과 환자 부담이 크게 준다. 재활로봇도 단순히 운동 보조를 넘어 좌우로 움직이며 감각 훈련을 할 수 있는 제품이 개발돼 있다.”

고대 의대 의공학교실 김승종 교수가 한국과학기술원(KIST)에서 개발한 재활로봇 '코워크' 시리즈의 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 고대의료원]

-기술은 다양해도 실제 병원에서 쓰이는 기술은 적다.
“의사·과학자 모두 각자의 분야에 관심이 많다. 하지만 흩어지면 일이 바빠서인지 금세 잊어버린다. 이들에게 끊임없이 동기부여를 해줘야 실질적인 기술 개발이 가능하다. ‘병원에서 일하는 과학자’로서 이런 역할을 도맡아 할 것이다.”
  
-구체적인 방안은.
“KIST 등과 연계해 기술 개발, 임상시험, 산업화가 고대의료원 내에서 이뤄지도록 연구 플랫폼을 구축할 것이다. 고대의료원 산하 9개 기술지주회사를 활용하면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다. 나아가 의사·과학자·환자가 함께하는 ‘의료기술 실증병동’을 2022년 완공되는 최첨단 융복합 의학센터에 설치할 예정이다. 환자가 필요로 하는 의료 기술을 의사·과학자와 함께 구현하고 업그레이드하는 ‘삼위일체’ 연구 시스템을 갖출 계획이다.”

-제도적 뒷받침도 필요할 것 같다.
“기술 개발을 위해 이뤄지는 임상시험을 ‘연구자 임상’이라고 한다. 단순히 효과를 검증하는 연구가 많은데 정식 임상시험만큼 서류를 준비해야 한다. 서류 허가에도 몇 년이 걸린다. 환자에게 필요한 기술이지만 제한된 기간에 실적이 나오지 않아 개발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최소한 연구자 임상만큼은 쉽게 이뤄지도록 정부가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

김승종 교수는…
서울대 기계공학과 학사/ KAIST 기계공학과 석·박사/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바이오닉스연구단장, 식품의약품안전처 의료기기 위원/ 현재 서울바이오허브 지식공동체 전문위원(서울시 위촉),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임상전문위원, 고대 의대 의공학교실 교수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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