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초로 화이트데이 분위기 내볼까? 호흡기 약할 땐'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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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판 제품 20여개에서 알레르기 물질 검출, 실내 공기 오염 일으키기도

스트레스 완화, 심신 안정 등을 위해 사용하는 향초나 인센스 스틱(숯 등에 향료를 첨가해 막대 모양으로 만든 제품) 등 아로마 에센셜 오일이 알레르기를 유발하고 사용 시 실내 공기를 오염시키는 것으로 파악돼 주의가 요구된다.
 

한국소비자원은 최근 웹진 'KCA NEWS'를 통해 "지난해 시중에 유통·판매 중인 아로마 에센셜 오일 20개(화장품용, 방향제용 등)를 조사한 결과 모든 제품에서 알레르기 유발물질인 리모넨과 리날룰이 검출됐고, 사용 시 실내 공기 질이 악화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방향제용은 13개 중 12개 제품이 유럽연합 기준치(0.1%)를 초과하는 리모넨이 검출됐고, 모든 제품에서 리날룰이 검출됐다. 화장품용은 7개 제품에서 국내 화장품 권장 표시기준(0.01%, 씻어내는 제품)을 초과하는 리모넨·리날률이 나온 것으로 파악됐다.

리모넨과 리날룰은 모두 향을 내는 원료로 사용되는데, 눈이나 기도를 자극해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는 물질이다. 강동성심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반가영 교수는 "알레르기 유발 물질을 과도하게 흡입하면 천식 등 호흡기 질환이 발생하거나 악화할 수 있다"며 "가족 중에 천식이 있는 사람이나 평소에 비염이 심한 경우, 장기간 흡연한 사람은 특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전한 향초, 인센스 스틱 사용법 [사진 한국소비자원]

아로마 오일 제품을 밀폐된 공간에서 사용할 때는 실내 공기 질이 악화한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한국소비자원이 전용면적 59㎡ 아파트 욕실과 비슷한 크기(10.23㎥)에서 향초는 2시간, 인센스 스틱은 15분 연소시킨 후 실내 공기를 포집해 분석했다. 그 결과, 조사대상 향초 10개 중 3개 제품은 총휘발성유기화합물(TVOCs)이, 인센스 스틱 10개 중 5개 제품은 휘발성유기화함물의 일종인 벤젠이 각각 다중이용시설, 신축공공주택 실내공기질 권고기준을 초과해 검출됐다.


총휘발성유기화합물(TVOCs)은 상온에서 대기 중으로 쉽게 증발하는 유기화합물로 피부·호흡기를 통해 인체에 흡수되면 피로감·두통·구토·현기증을 일으킬 수 있다. 벤젠은 휘발성유기화합물(VOC)의 일종으로 역시 피부와 호흡기를 자극한다. 반가영 교수는 "향이 느껴지지 않아도 공기 중에 퍼진 휘발성유기화합물이 아애 없는 것은 아니다"며 "장기적으로 다량 노출됐을 때는 호르몬 교란을 유발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에 향초가 탈 때 나오는 미세먼지·초미세먼지가 화학 물질과 섞여 부작용을 배가시킨다. 실제 미국인 211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를 보면, 향초 등 방향제를 사용한 뒤 두통과 호흡 불안 등의 이상증상을 호소한 비율이 19%에 달했다. 천식을 앓는 환자는 평균의 2배 가량(33.5%) 더 많이 증상을 경험한 것으로 파악됐다(환경건강저널,2009년).

한국소비자원은 향초나 인센스 스틱의 안전한 사용을 위해 ▶임산부나 가임기 여성은 사용을 자제하고 ▶사용 후 반드시 환기를 하며 ▶향을 가까이에서 직접 흡입하지 말고 ▶향초를 사용하기 전에는 심지를 6mm 정도로 짧게 잘라 그을음을 예방할 것 등을 당부했다. 

강동성심병원 교수는 "호흡기 질환자는 향초, 인센스 스틱을 쓰지 않는 게 좋다"며 "실내 냄새를 없애기 위해서라면 주기적으로 환기를 하거나 헤파 필터가 있는 공기청정기를 사용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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