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년기 여성 80% "명절기간 관절통 때문에 우울감 심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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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찬병원 505명 설문조사 결과. "몸 아프면 마음도 아파…가족 배려 필요"

박모(55·여) 씨에게 지난해 명절 전후 기간은 떠올리기 싫은 ‘악몽’과 같다. 명절 음식을 만들고 설거지를 하던 중 극심한 관절통을 경험했고, 명절 후에도 틍증이 한동안 이어지면서 평소 갱년기 증상으로 느꼈던 우울증까지 다소 악화했기 때문이다.

명절에 가사 일을 전담하는 주부들은 정신적·육체적 부담의 '이중고'에 시달린다. 힘찬병원이 지난달 29일부터 3일간 병원을 찾은 기혼 여성 505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 주부 10명 중 6명(64.1%, 324명)이 관절 통증을 자주 느끼는 시기(복수응답)로 ‘명절’을 가장 많이 꼽았다. 통증으로 인해 우울감을 느끼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주부 10명 중 7명, 명절 후 관절 통증 겪어
힘찬병원 설문조사 결과 명절 후 관절 통증을 경험한 비율은 10명 중 7명(70.7%, 357명)으로 명절 전(21.7%, 110명)보다 약 3배 이상 높았다. 명절 후 우울감을 느낀다는 비율(64.2%, 324명) 역시 명절 전(23%, 116명)의 2배 이상이었다.

명절 후 관절통과 우울감을 느끼는 경우는 갱년기 여성이 비(非) 갱년기 여성보다 더 많았다. 명절 후 통증 수준을 1~10점(점수가 클수록 통증이 큰 것)으로 구분해 조사한 결과 갱년기 여성(219명)이 느끼는 관절 통증 정도는 평균 8점이었다. 반면 비 갱년기 여성 중 30~40대는 평균 5점, 60대 이상은 평균 7점으로 이보다 낮았다. 통증 지속 기간도 비 갱년기 여성은 평균 5일 정도였지만, 갱년기 여성은 평균 10일로 2배쯤 길었다.

주부들은 명절 기간 과도한 노동으로 인해 관절 통증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관절 통증은 보행·수면 장애 등으로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이로 인해 부정적인 감정 변화를 이끌 수 있다. [사진 힘찬병원]

명절 후 우울감을 느낀다는 갱년기 여성은 전체의 74%(219명 중 162명)로 비 갱년기 여성의 56.6%(286명 중 162명)보다 많았다. 특히, 갱년기 여성 10명 중 8명(83.1%, 182명)은 "명절 후 우울감과 무기력함에 관절 통증이 영향을 미쳤다"고 응답했다.

힘찬병원 이수찬 대표원장은 “관절 통증은 보행·수면 장애 등으로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이로 인해 부정적인 감정 변화를 이끌 수 있다”며 “주부, 특히 가사 일을 전담하는 중년 갱년기 여성의 몸과 마음 건강을 위해 가족이 가사 노동을 적극적으로 분담하고, 충분한 대화의 시간을 갖는 등 배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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