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 가꾸는 도시 농부도 '위험'…야외 활동 후 '이 모양' 상처 있나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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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증후군출혈열·쓰쓰가무시병·렙토스피라증 등. 야외 활동 후 감기 증상 있으면 의심

광주광역시에 사는 임모(80·여)씨는 최근 고열과 근육통으로 응급실에 실려갔다. 처음에는 식중독인줄 알았지만, 근처 대학병원에서 정밀 검사를 받은 결과 이름도 생소한 '쓰쓰가무시병'였다. 쓰쓰가무시병은 풀밭에 잘 사는 털진드기 유충이 사람을 물어 감염된다. 임씨는 "집 근처에 소소하게 텃밭을 가꾸는 데, 이곳에서 일하다가 털진드기에 물린 것 같다"고 말했다.

야외활동이 증가하는 가을철은 신증후군출혈열(유행성출혈열)·쓰쓰가무시병· 렙토스피라증 등 3대 발열성 감염병이 증가한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쓰쓰가무시병의 90%, 렙토스피라증 65%, 신증후군출혈열 60%이 가을에 발생한다. 이들 감염병은 모두 잔디나 풀이 많은 곳에서 감염되기 쉽다. 도시에서 텃밭을 가꾸는 이른바 '도시 농부'도 주의해야 한다. 고려대 안암병원 감염내과 김종훈 교수의 도움말로 가을철 주의해야 할 3대 발열성 감염병을 소개한다.

◇신증후군출혈열(유행성 출혈열)=신증후군출혈열은 건조한 날씨에 들쥐의 배설물이 건조되면서 여기에 있던 바이러스가 호흡기를 통해 전파되는 병이다. 주로 봄과 가을에 환자가 많다. 해마다 수백 명의 환자가 신고된다. 우리나라의 한탄강에서 처음으로 바이러스가 발견돼 '한탄 바이러스'라고 불린다. 사망률은 7%로 높은 편이다.

잠복기는 평균 2~3주다. 초기증상은 발열·오한·두통 등 감기와 비슷하다. 병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혈압이 떨어지고(저혈압기)→오줌이 나오지 않다가(감뇨기)→오줌이 터지면서(이뇨기) 서서히 회복된다는 특징이 있다.

유행성출혈열의 치료는 아직 구체화하지 않았다. 증상에 따라 치료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특히 감뇨기일때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예방을 위해서는 ▶산이나 풀밭에 앉거나 눕는 것 피하기 ▶들쥐 배설물에 접촉하지 않기 ▶집 근처 잡초 제거하기 ▶잔디밭·풀밭에서 침구나 옷 말리지 않기 ▶귀가 후 입은 옷을 털거나 세탁하기 ▶야외활동 시 가급적 피부 노출 피하기 등이다. 농부 등 야외 활동이 많다면 미리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안전하다. 

◇쓰쓰가무시병=쓰쓰가무시병은 들쥐의 몸에 기생하는 털진드기의 유충이 사람을 물어 감염된다. 털진드기의 유충은 주로 들쥐가 잘 다니는 풀밭 등에 산다.털진드기에 물리면 손톱 모양처럼 생긴 상처가 남는다. 흉터와 비슷한데다, 아프지 않아 본인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이런 상처가 보이면 즉시 병원을 찾는 게 좋다. 

털진드기 유충에 물린 뒤 나타나는 상처 모습 [사진 질병관리본부]

감염 후 10일 정도의 잠복기를 거쳐 두통·발열·오한·발진·근육통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1㎝ 정도 크기의 피부 반점이 생기기도 한다. 방치하면 기관지염·폐렴·심근염 등으로 발전할 수 있다. 조기에 항생제로 치료하면 3일 내 증상이 낫는다.

쓰쓰가무시병의 예방법은 ▶숲·밭 등에서 활동을 자제할 것 ▶ 밭에서 일할 때는 되도록 긴 옷을 입고 장갑을 낄 것 ▶집 주위의 들쥐 서식처 제거 등이다.

◇렙토스피라증=렙토스피라균 감염으로 생기는 병이다. 이 균에 감염된 쥐·족제비·개 등의 소변에서 나온 균이 사람의 상처를 통해 인체에 들어와 병을 일으킨다. 가을철 추수기 때 논·밭에 곡식을 먹으러 온 들쥐 등을 통해 전염되기 쉽다.

초기증상은 갑작스러운 고열·두통·오한·근육통·눈의 충혈 등으로 감기와 비슷하다. 이런 증상이 2~3일 이어지다 가슴이 뻐근한 흉통과 기침·각혈·호흡곤란 등을 겪고 심하면 황달이 생기거나 오줌이 나오지 않기도 한다.

예방을 위해서는 상처가 생기지 않게 주의하고, 상처가 있다면 외부에 노출되지 않게 소독·관리하는 게 좋다. 예컨대 ▶논·들에서 일할 경우 손발 등에 상처가 생기지 않게 장화와 장갑, 긴 옷 등을 착용할 것 ▶논 등에 고인 물에 손발을 담그지 않을 것 등이다.

김종훈 교수는 “가을철 3대 발열성 감염병은 초기 증상이 발열이나 피부발진으로 감기나 단순 피부 질환으로 오해하기 쉽다”며 “병이 진행되면 증상이 매우 심각해질 수 있는 만큼, 야외활동 후에 급작스러운 고열이 발생하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 전문의와 상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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