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가족] 건강 식단 첫걸음은 천일염 이력제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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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칼럼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 박신철 원장

햇볕·바람이 만든 천일염
생산부터 유통까지 한눈에
나트륨 적고, 미네랄 많아

알프스의 가파른 댐 절벽에 매달려 있는 산양 무리의 사진을 본 분이 많을 것이다. 산양이 목숨을 걸고 90도 경사에 가까운 댐 벽을 오르는 것은 소금을 찾기 위해서다. 산양은 몸에 적정량의 염분이 없으면 발톱과 이빨이 약해져 더 이상 생존할 수 없다.
 
이렇듯 소금은 세상의 모든 동물이 생존해 나가는 데 꼭 필요한 영양소다. 그렇기에 고대엔 소금이 화폐를 대신하기도 했다. 월급을 뜻하는 영어 ‘Salary’도 라틴어로 소금을 뜻하는 ‘Salaria’에서 유래했다.
 


소금을 얻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암염을 채굴하거나 바닷물에서 추출한다. 암염은 말 그대로 소금이 퇴적돼 굳은 소금 덩어리를 광물처럼 캐 소금을 얻는 것으로, 현재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생산·유통되는 소금이 이렇게 만들어진다. 가격이 싸기 때문에 주로 공업용으로 사용된다. 바닷물에서 추출하는 방법으로 얻는 소금에는 정제염과 천일염이 있다. 소금을 바닷물에서 얻는 것은 같지만 생산 공정과 성분은 확연히 다르다. 정제염은 공장에서 바닷물을 끓여 소금을 만든다. 바닷물을 끓이기 때문에 염화나트륨(NaCl) 함량(99%)이 매우 높다.
 
천일염은 정제염과 달리 바닷물을 염전에 끌어들여서 햇볕에 증발시켜 얻는 소금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프랑스의 게랑드 소금도 천일염이다. 특히 우리나라 천일염은 세계 5대 갯벌 중 하나인 서해안 갯벌에서 햇빛과 바람만을 이용해 얻는 순수 자연식품이다. 나트륨 함량이 94∼80%로 비교적 낮으면서 칼륨·칼슘 등 미네랄이 풍부해 세계적으로 그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우리나라 천일염이 각광받는 이유는 또 있다. 최근 사회적으로 소금 섭취를 줄이자는 운동이 전개되고 있는데, 천일염과 정제염의 뚜렷한 성분 조성 차이로 인해 같은 양의 소금을 섭취하더라도 국내산 천일염이 다른 소금보다 나트륨 양이 적어 건강에 더 이롭다.
 
최근 저염식 김치를 비롯해 각종 젓갈류·염장류 등 농수산물 가공품에서도 천일염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간수를 충분히 뺀 천일염을 김치 등 각종 발효 음식에 사용하면 재료가 쉽게 무르지 않고 아삭한 식감이 오래 유지된다고 한다.
 
정부는 이렇게 우수한 천일염을 세계적인 명품 소금으로 육성하기 위해 2009년부터 염전 환경개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함초·허브·파슬리 등이 들어간 다양한 기능성 소금 개발과 함께 천일염 체험 염전, 스마트 염전 등 같은 천일염의 6차 산업화도 적극 지원하고 있다.
 
또한 2013년부터 천일염의 생산연도·생산지·생산자 등 생산부터 유통까지 전 과정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천일염 이력제’를 시행하고 있다. 2015년부터는 소비자들이 언제, 어디서나 국내산 천일염에 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천일염 이력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보급하고 있다.
 
천일염을 고를 때 천일염 이력제를 확인하는 일은 내 가족, 내 식당 단골 고객의 건강을 지키는 첫걸음이다. 아울러 오늘도 뜨거운 햇볕 아래에서 국민에게 건강한 소금을 제공하기 위해 땀을 흘리는 천일염 생산자들에 대한 힘찬 응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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