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파린 독주 종료…포스트 와파린은 ‘나야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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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응고 치료, 와파린에서 NOAC으로

피의 응고과정은 상처의 과도한 출혈을 막는다. 역기능도 있다. 심방세동을 비롯한 질환을 앓는 사람은 혈액의 응고 작용 때문에 생긴 피떡(혈전)이 혈관을 타고 심장·뇌·폐로 가는 혈관을 막는다. 심장마비, 뇌졸중, 심부정맥혈전증, 폐색전증 등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질환을 유발한다. 피를 묽게 만들어 피떡이 생성되지 않도록 돕는 항응고 치료를 받아야 한다.


혈전(피떡)을 막기 위해 사용되는 약물의 종류는 항응고제와 항혈소판제 크게 두 가지다. 지난 60년간 항응고제로 가장 많이 사용되어 온 약물은 와파린이다. 항응고제라는 말보다 와파린이라는 말이 더 널리 알려졌을 정도다.


혈전이 만들어지는 부위도, 이로 인해 나타나는 질환도 다양한 만큼, 와파린은 다양한 적응증에 사용됐다. 하지만 다양한 부작용 때문에 새로운 경구용 항응고제(Novel Oral Anti-coagulant, 이하 NOAC)가 도입되기에 이른다.


반 세기 넘게 유지돼 온 와파린의 시대가 막을 내리고 있는 것이다. 국내에선 NOAC이 심방세동 환자의 뇌졸중 예방 1차 치료제로 보험급여가 적용된 후 2년 만에 항응고 치료제 시장의 80%를 차지했다(2017년 1Q IMS 데이터).


이렇듯 NOAC이 와파린 시장을 빠르게 대체할 수 있었던 이유는 입증된 유효성과 안전성, 그리고 편리함 때문이었다. 기존에 와파린은 정기적인 병원 방문, 식단 제한 과 같은 제한점이 있었다. NOAC은 음식과의 상호작용이 낮고 채혈을 통한 정기적인 검사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와파린의 넓은 적응증도 차례차례 극복하는 모습니다. 현재 NOAC의 적응증은 심방세동, 심부정맥혈전증, 폐색전증, 무릎이나 고관절의 정형외과 수술을 받은 경우다.

■ 심방세동 환자


심방세동은 불규칙하게 심장이 뛰는 질환이다. 뇌졸중 위험이 정상인에 비해 5배 높다. 피가 심장에 고여 혈전이 만들어질 위험이 크다. 그 동안 심방세동 환자들은 뇌졸중 예방을 위해 장기간 동안 와파린 치료를 받아야 했다.


그러나 와파린의 특성상 효과를 나타내기 위한 혈중농도를 유지하기 위해 잦은 방문치료가 필요했다. 와파린의 비타민K를 저해하는 작용으로 인해 건강보조제나 비타민K가 들어가 있는 음식을 제한해야 했다.


환자들은 와파린 치료기간 중 일상에서 느끼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이는 치료 중단이라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실제로 2010년 미국심장협회지에 게재된 연구에서는 환자 4명 중 1명이 치료 시작 1년 이내에 치료를 중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NOAC은 특정 음식이나 약물과의 상호작용이 적다. 환자들은 NOAC 치료를 통해 식단 제한으로 인한 부담을 덜게 되었다.


■ 심부정맥혈전증 환자


심부정맥혈전증이란, 다리나 팔의 정맥에서 만들어진 혈전이 혈류를 막아 피가 심장으로 가는 것을 방해하는 증상을 말한다. 혈전이 더 커지거나, 붙어있던 혈전이 떨어져나가 중요한 폐의 혈관을 막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크기나 위치, 증상의 유무에 상관없이 모든 심부정맥혈전증은 즉시 치료해야 한다.


심부정맥혈전증의 치료 방법은 혈전 내에 가는 관을 삽입하여 혈액을 녹이거나, 수술로 혈전을 제거하는 방법이 있다. 어떤 치료법이든 일정 기간 동안 항응고제를 사용해야 한다. 그동안 사용된 와파린은 처음 사용할 경우 일시적으로 혈전증의 위험을 더 높일 수 있어 주사제와 반드시 함께 투여해야 했다. 또, 출혈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정기적으로 혈액의 응고 정도를 검사해서 와파린의 용량을 조절해야 했다. 하지만 NOAC의 등장으로 이러한 위험을 줄일 수 있게 되었다.


■ 폐색전증 환자


환자의 다리에 위치한 깊은 부위의 정맥(심부 정맥)에 혈전이 생기고 이것이 우심방, 우심실을 거쳐 폐의 혈관으로 이동하여 폐의 혈관을 막은 상태를 폐색전증이라고 한다. 갑작스런 호흡곤란이 가장 흔한 증상이며 정도와 위치에 따라 기침, 흉통 등이 나타난다.


한 연구에 의하면 폐색전증으로 사망한 환자 5명 중 4명은 발병 3시간 내에 죽음에 이를 정도로 급속도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와파린의 경우 첫 치료 후 약물 농도가 일정 수준에 도달하려면 5일 정도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빠른 처치가 필요한 중환자들에게는 적합하지 않을 수도 있다. 반면, NOAC은 폐색전증이나 심부정맥혈전증 환자의 초기 치료는 물론 이후 유지 치료에도 사용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기존의 와파린으로 치료하던 환자에게 사용될 수 있도록 보험급여가 적용됐다.


■ 무릎이나 고관절의 정형외과 수술을 받은 환자
 

무릎·고관절을 비롯한 하지 정형외과 수술을 받은 환자는 수술 후 합병증으로 혈전이 생성돼 심재성정맥혈전증 또는 폐색전증이 나타날 위험이 크다. 이를 예방하지 않으면 수술 후 40~60%의 환자가 혈전으로 인해 심재성정맥색전증을 겪는다. 따라서 무릎이나 고관절의 정형외과 수술을 받은 환자들도 항응고 치료를 통해 혈전 생성을 막아야 한다.


하지만 관절치환술로 인해 거동의 제약이 있는 환자들에게, 항응고 수치 모니터링을 위해 정기적으로 병원을 방문하는 것은 큰 부담일 수 있다. 이에 반해 NOAC은 하루 한번 복용하는 것 이외에 별도의 모니터링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이 같은 환자들에게 번거로움을 개선한 항응고 치료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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