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는 해외로? 여권 다음 챙겨야 할 '이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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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별로 맞아야할 예방접종 달라…선진국도 홍역·메르스 등 안심 못해

직장인 김미림(29·여)씨는 지난 5월만 생각하면 아찔하다. 징검다리 연휴에 친구들과 동남아 여행을 떠났다. 여행은 더할 나위 없이 즐거웠다. 문제는 한국에 돌아오고 나서였다. 속이 좋지 않더니 구토와 함께 열이 심하게 났다. 소화제와 해열제를 먹어도 가라앉지 않았다. 병원을 급하게 찾았다. A형 간염이라고 했다. 그제야 여행 전 예방접종을 받고 가라던 부모님의 잔소리가 떠올랐다. 

여름휴가로 해외여행을 꿈꾸는 사람들은 벌써부터 바쁘다. 저렴한 항공권과 깔끔한 숙소를 예약하려면 6월 중순도 늦었다고 하소연한다. 여행 전 간과하기 쉬운 게 있다. 예방접종이다. 예방접종에 소홀한 대가는 매우 크다. 여행 전체를 망쳐버리는 것은 물론 귀국한 후에도 병원 신세를 지며 고생할 수 있다.


예방접종은 출발 2주 전에는 해야 한다. 백신을 맞고 항체가 생기는 데 최소 2주는 걸리기 때문이다. 대부분 예방접종은 동시에 맞아도 큰 문제가 없지만, 일부 백신끼리는 2주 간격을 두고 맞아야 한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적어도 한두 달 전부터 부지런히 맞아두는 게 좋다.


지역마다 맞아야 하는 백신도 다르다. 풍토병과 기후, 위생상태가 다르다. 특히 미주·유럽 등 선진국을 찾을 때도 방심해선 안 된다. 각 병원 여행자클리닉에서 여행 국가·지역별 유행 질환에 해당하는 백신을 맞는다. 각 지역 풍토병은 질병관리본부 해외여행질병정보센터(http://travelinfo.cdc.go.kr/)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대림성모병원 가정의학과 최은주 진료과장은 “아직까지 많은 사람들이 여행 전 예방접종의 중요성을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며 “백신의 경우 필요한 예방접종 기간이 다르므로 최소 1~2개월 전부터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남아 방문 전 A형 간염, 말라리아 대비

장티푸스와 A형 간염, 콜레라는 오염된 물이나 음식을 통해 전염된다. 동남아시아 지역은 이런 수인성 감염병 위험이 6~30배나 높다고 보고됐다. 되도록 불결한 음식은 피하고 가급적 생수를 사서 마시는 게 좋다. 외출 전후는 물론 외출 중에도 손을 씻어야 한다.

최근에는 20~40대 젊은 층에서 A형 간염이 급증하는 추세다. 50대 이상 장·노년층은 자신도 모르는 새 감기처럼 앓아 항체를 보유했을 가능성이 크고, 10대는 1997년부터 영유아 대상 예방접종이 이뤄졌다. 20~40대는 사각지대다. A형 간염 백신을 반드시 접종하도록 한다.


이 지역에선 모기로 인한 감염병도 위험하다. 말라리아와 일본뇌염, 뎅기열이 대표적이다. 일본뇌염은 최근 5년 새 13.3배나 증가했는데, 보건당국은 여름철 동남아 해외여행 인구 증가 때문으로 추정한다. 예방접종을 받지 못한 1971년 이전 출생의 경우 1회 접종으로 항체를 만들 수 있다.


말라리아는 백신이 없다. 대신 출발 전부터 약을 먹어서 예방할 수 있다. 약은 주 1회 복용하는 약(라리암)과 매일 먹는 약(말라론) 두 종류다. 라리암은 유행지역 도착 2주 전부터, 말라론은 2~3일 전부터 먹는다. 부작용이 심한 편이기 때문에 미리 복용하면서 이상 반응이 나타나는지 관찰하고, 어지럼증·경련이 생기면 다른 약으로 바꿔야 한다. 어린이가 성인 용량을 복용하면 치명적이다. 부모의 약을 자녀와 나눠 먹는 건 금물이다.


뎅기열은 백신이 있지만, 아직 우리나라에 승인되지 않았다. 말라리아처럼 예방할 수 있는 경구용 약도 없다. 긴 팔 긴 바지를 입고 살이 노출되는 부위에는 모기 퇴치제를 발라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하는 방법뿐이다. 고열·두통·근육통 등 의심증상이 생기면 즉시 의료기관을 찾아 치료를 받는다.

유럽은 홍역, 아프리카·중남미는 황열 챙겨야


유럽은 최근 몇 년 전부터 홍역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 4월 이탈리아를 홍역 위험국으로 지정하고, 홍역 예방접종 여부를 확인하라고 권고했다. 홍역 예방접종(MMR)은 생후 12~15개월, 만 4~6세에 각 1회씩 총 2회 접종한다. 만약 시기를 놓쳤다면 여행 출발 전 2회 접종을 완료해야 한다.


아프리카와 중남미를 방문할 예정이라면 황열 백신을 반드시 접종해야 한다. 황열은 모기를 통해 감염되는 질환으로, 발열·근육통·두통·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황열은 주로 적도 근처 나라에서 발생한다. 중증일 때 사망률이 50%에 이르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아프리카와 남미를 방문할 예정이라면 반드시 접종해야 한다. 이 지역 국가 대부분은 황열 백신 접종 증명서가 없으면 입국을 거절한다. 접종 후 항체가 형성되기까지 열흘이 걸린다. 보통 한 번 접종하면 면역력은 평생 유지된다. 귀국 후 한 달간은 헌혈을 피해야 한다.


간과하기 쉬운 게 독감이다. 아프리카·중남미와 호주 등 남반구는 한국과 계절이 반대다. 한겨울이란 뜻이다. 지난해 남반구에선 독감이 대유행한 바 있다. 호흡기 매개 감염병이므로 사람이 많은 곳을 방문할 땐 마스크를 착용하고, 외출 후엔 개인위생에 신경 쓰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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