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환자 800만 시대, 집에서 혈압 재는 환자는 3명 중 1명 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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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학회 실태 조사 발표…“아침·저녁 2회씩, 5분간 휴식 후 측정하세요”

지난해 국내 고혈압 환자수는 752만4271명에 달한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30세 이상 국민 10명 중 3명은 고혈압 환자에 해당한다는 게 의료계의 설명이다. 그러나 고혈압 관리에 대한 인식은 크게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고혈압학회는 ‘세계 고혈압의 날(5월 17일)’을 앞두고 전국 고혈압환자 1000명을 대상으로 혈압 측정 실태를 조사, 16일 발표했다. 환자 3명 중 1명(31.4%)만이 집에서 혈압을 잰다고 답했다.

고혈압 관리를 위해 환자가 하는 노력은 ▲정기적인 진료(60.8%) ▲술·담배 조절(59.4%) ▲매일 치료제 복용(57%) 순이었다(중복응답). 규칙적으로 혈압을 측정한다는 환자는 43.3%에 불과했다.

고혈압은 평소 증상이 뚜렷하지 않은 대신 심각한 심뇌혈관계 합병증을 일으켜 ‘침묵의 살인자’라 불린다. 이런 이유를 들어 고혈압학회는 규칙적인 혈압 측정은 고혈압 관리와 치료의 척도가 되므로 꾸준한 치료, 금연·절주 및 건강한 식단만큼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병원 혈압보다 정확한 가정 혈압


학회는 그 중에서도 집에서 직접 혈압을 측정하는 ‘가정 혈압’에 대해 강조했다. 가정 혈압은 합병증 위험 및 상태 악화를 예방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동일 시간대의 혈압 모니터링이 가능하다. 고혈압 치료 및 생활요법의 효과를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미국·일본·영국 등 주요 선진국에선 가정 혈압 측정이 고혈압 관리의 기본으로 자리 잡았다.

가정에서 혈압을 주기적으로 잰다는 환자의 65.8%는 가정 혈압 측정이 고혈압 관리에 도움이 된다고 응답했다. 또, 가정 혈압 측정 빈도가 높은 응답자는 다른 고혈압 환자에게도 가정 혈압 측정을 권유하겠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는 ▲혈압 변화를 살필 수 있기 때문(70.4%) ▲혈압 목표를 세우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32.2%) ▲치료제 복용 효과를 확인할 수 있어서(26.4%) ▲의료진의 권유 때문에(22.9%) 등을 꼽았다(1·2순위 중복 응답).

반면 가정 혈압을 측정하지 않는 이유로는 가정용 혈압계가 없어서(65.5%) ▲병원에서 진료받을 때 측정하는 것으로 충분해서(35.1%) ▲가정에서 측정하는 혈압이 정확하지 않은 것 같아서(24.5) 등을 꼽았다(1·2순위 중복응답).

자세·시기·장소 따라 최대 40mmHg 차이

가정에서 혈압을 잴 때는 바른 자세와 측정 시기 등을 준수해야 한다. 우선 의자에 편안히 앉아 등을 등받이에 기대야 한다.

등을 기대지 않으면 평소보다 5~10mmHg 높게 측정된다. 다리를 꼬고 앉으면 2~8mmHg 높게 측정된다.

정확한 혈압을 재기 위해 아침에 2번, 저녁에 2번 측정해야 한다. 아침에는 기상 후 1시간 내에 소변을 본 후 아침 식사 전 약물 복용 전에 측정하는 게 바람직하다. 저녁의 경우 소변을 본 후 잠자리에 들기 전 측정해야 한다.

아침이든 저녁이든 샤워·목욕 전이 바람직하다. 흡연 또는 카페인을 섭취했다면 30분이 지난 후에 측정한다. 운동을 했다면 2시간 후가 좋다.

혈압을 재는 장소도 중요하다. 병원에서 재는 혈압이 정확하지 않은 이유로 ‘백의 고혈압’ 또는 ‘가면 저혈압’이 꼽힌다. 백의 고혈압은 병원에서 흰 가운만 보면 긴장해서 혈압이 측정되는 현상을 말한다. 가면 저혈압은 반대의 현상이다.

안방이나 서재 같이 안정을 취할 수 있는 조용한 장소가 좋다. 팔꿈치 높이의 테이블에 팔을 올려두고 측정한다.

가급적 맨 팔이나 얇은 옷 위에 커프를 감는다. 커프는 심장과 같은 높이에 오도록 한다. 심장보다 높거나 낮게 측정하면 10~40mmHg나 결과에 차이가 있다. 커프는 손가락 한두 개가 들어갈 정도로 여유가 있게 감는다. 손바닥이 위로 향하게 해서 팔꿈치는 테이블 바닥에 자연스럽게 둬 팔의 긴장을 풀어준다.

이때 중요한 건 팔에 커프를 착용한 후 바로 재지 말고, 5분간 휴식 상태를 유지한 후 측정하는 것이다. 혈압이 측정되는 동안에는 말을 하거나 팔·손을 움직이지 않는다. 측정 시 말을 하는 것만으로 혈압이 10~15mmHg 높게 측정된다.

등받이에서 허리를 떼거나, 다리를 꼬는 자세, 심장과 커프의 높이가 다른 경우 혈압이 제대로 측정되지 않는다. 그래픽=대한고혈압학회

측정이 끝났다면 같은 방법으로 한 번 더 잰다. 측정 기록을 혈압 수첩에 옮겨 적는다. 이때 날짜, 시간, 수축기 최고 혈압, 확장기 최고 혈압, 맥박수를 기록한다.

가정 혈압과 진료실 혈압은 고혈압 진단 기준이 각각 다르다. 가정 혈압의 경우 135/85mmHg인 반면, 진료실 혈압은 140/90mmHg이다.

대한고혈압학회 혈압모니터연구회 신진호 교수(한양대병원 심장내과)는 “효과적인 고혈압 관리를 위해서는 진료실 혈압뿐만 아니라 규칙적인 가정혈압 측정이 필수적이다. 더 많은 환자들이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더욱 적극적인 가정혈압 보급을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한편 대한고혈압학회는 가정 혈압 관리 교육 자료를 배포하고 있다. 가정 혈압 측정 교육자료 포스터와 책자는 대한고혈압학회 홈페이지(koreanhypertension.org)에서 의료진은 물론, 일반인도 손쉽게 다운로드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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