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이런 나라가 다 있노,허~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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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상선암 명의 박정수 교수의 [병원에서 주워 온 이야기]

15호 수술실, 수술 조수로 들어온 전임의  닥터김과 얘기한다.

"다음 수술할 환자는 30대중반 여자 사람 환자야, 초음파 영상 함 봐라,  굉장하지?"

"네, 그런데요, 오른쪽 갑상선엽에 크기가 다른 암이 3개 있고요, 왼쪽 엽에도 삐쭉 삐죽 못생긴 암덩어리가 뒷쪽 피막을 침범한게 보입니다. 아, 그리고 협부에도 있네요"
"그리고 모래가 확 뿌려진 것은 안보여?"
"아, 갑상선 전체에 석회화 가루(microcalcification)가 흩어져 있군요"
"지금 보고 있는 초음파 모양이 전형적인 미만성석회화 변종 유두암(diffuse screlosing variant papillary cacinoma) 소견이야.

림프절 전이는 안 보여?"
"아, 양쪽 측경부 레벨 3와4에 림프절 전이가 있구요, 중앙 경부에도 림프절 전이가 심하게 되어 있는데요"
"그렇지, 왼쪽 레벨4 림프절에서 Tg를 체크했더니 5000ng/mL이상 나왔어. 전이가 틀림없다는 얘기지.

오늘은 상당히 까다로운 수술이 될거야, 주위 림프절들을 다 제거하고 나면 부갑상선 혈류가 나빠져 저칼슘혈증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진단 말이지, 이렇게 되기 전에 조기에 수술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사실 이 환자가 갑상선에 결절이 발견된 것은 지금부터 12년전인 2005년이었다고 한다. 당시 처음 본 의사는 사이즈가 작으니까 치료할 필요없이 그냥 관찰만 해도 된다고 했단다.

그래서 그냥 지내 오다가 2013년에 다른 병원에서 재검하고 세침검사해서 드디어 유두암 진단을 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결혼과 출산 문제도 있고 갑상선암은 수술할 필요가 없다는 말도 있고 해서 그냥 지내다가 또 타병원인 00대 그 의사를 만나 진찰을 몇번 받다가 필자를 찾아오게 되었단다.

"00대 그 의사는 뭐라 그러던가요?"
"처음에는 수술이 필요없다고 하더니  나중에는 옆목 림프절 전이가 발견되고 나서는 수술하자고 그랬어요"
"수술은 어떻게 한다고 그랬어요?"
"그냥 커진 혹만 떼면 된다고 하던데요"
헐, 세상에 이런 ....... 아직도 이런 말이 통하다니.. .... 21세기 대한민국은 좋은 나라임에 틀림없구만......

 2005년 처음 발견되었을 때 수술받았다면 최소침습반절제로 간단히 고쳤을 텐데 ,  갑상선암은 암도 아니까 수술 안해도 된다는 이상한 의사들의 의료농단 때문에 그만 조기 치료의 기회를 놓쳐버리게 된 것이다.

 최근 나온 연구결과에 의하면 (Eur J Endocrinol 2017;176(4):431~439,J Clin Endocrinol Meatb 2016;101(12):4603~5610) 미만성 석회화 변종은 일반 유두암에 비해 림프절 전이율(80.3%) 피막침범율(50.4%) , 원격전이율(11.6%)이 2배정도로 높고, 재발율도 높고, 7년 무병생존율도  63%정도 밖에 안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수술은 우측 측경부 림프절 청소술---우측 갑상선 절제술-- -중앙경부림프절 청소술 ---좌측 측경부림프절 청소술---좌측 갑상선절제술 순으로 진행하였다.
양측 측경부림프절 청소술과 양측 중앙경부 림프절 청소술을 하고 나면 부갑상선으로 가는 혈류가 나빠져 저칼슘혈증이 초래돼 평생동안 비타민-D와 칼슘을 달고 살아 하는데 다행히도 우측 상부와 좌측 상부의 부갑상선 혈류를 보존할 수 있었다.

저녁 병실 회진 시간, 환자의 남편과 친정부모가 환자를 돌보고 있다. 큰 수술에 비하여 환자의 상태는 아주 만족스럽다.
부갑상선 홀몬수치와 혈청 칼슘수치가 정상범위내에 있고 손발저림도 없단다.

"아기는 이제 몇살이 되었어요? "
"아직 두돌이 안되었어요"
"고놈을 위해서라도 확실히 치료받고 오래오래 건강해야지요. 우리 병원으로 옮겨온 것은 정말 잘한 일이지요"
 "네, 그런 것 같아요, 워낙 교수님이 유명하다해서 ....감사합니다"
그렇다, 이런 어려운 암일수록  갑상선암 수술로 특화된 경험많은 의료진에서 정확하게 시술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초기에 발견되어 작은 수술로 간단히 고쳐야 하는 것인데 이 나라에서는 조기발견-조기치료를 과잉진단-과잉치료라고 호도하고  오늘의 이 환자처럼 암이 많이 퍼지고 난 다음에 진단하고 치료하라고 힌다.
그리고 암수술을 그냥 혹만 떼면 된다고 하고.......무슨 이런 나라가 다 있노 ....허~참~~~.

☞박정수 교수는...
세브란스병원 외과학 교실 조교수로 근무하다 미국 양대 암 전문 병원인 MD 앤드슨 암병원과 뉴욕의 슬론 케터링 암센터에서 갑상선암을 포함한 두경부암에 대한 연수를 받고 1982년 말에 귀국했다. 국내 최초 갑상선암 전문 외과의사로 수많은 연구논문을 발표했고 초대 갑상선학회 회장으로 선출돼 학술 발전의 토대를 마련한 바 있다. 대한두경부종양학회장, 대한외과학회 이사장, 아시아내분비외과학회장을 역임한 바 있으며 국내 갑상선암수술을 가장 많이 한 교수로 알려져 있다. 현재 퇴직 후에도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주당 20여건의 수술을 집도하고 있으며 후진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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