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계에도 사이비가 판을 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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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상선암 명의 박정수 박정수 교수의 [병원에서 주워 온 이야기]

 

 

지난 주말 오 코디네이터가  좀 지난 의무 기록을 넘기며 말한다.

"교수님, 지난 7월초에 본 환잔데요. 그때도 많이 퍼져 있었는데 그동안 소식이 없다가 빨리 수술해달라고 다시 온 40대 여자 환자예요. 다음 월요일 수술 스케쥴에 올려 놓았으니까 그렇게 알고 있으시라구요"

"아니 그동안 뭐하고?"

"모르죠, 교수님한테 오기 전 2013년에 이미 옆목까지 퍼진 것이  발견되었는데 무슨 대체의학인가 뭔가 받아오다가

효과가 없어서 교수님께 온 거라는데요, 비용이 엄청들었나 봐요, 뭐 수 천 만원이라나...확실히는 말 안해요"

"이상하게도 그런 말도 안되는 치료를  받은 사람들은 자세한 얘기를 안하려고 한단 말이야... 그참...."

21세기 이 문명세계에도 이런 엉터리 요법으로 착하고 어리숙한 환자의 혼을 빼서 이득을 취하는 무리들이 있단 말이지...

암환자들에게 접근하는 순실이 같은 사이비들이 있단 말이지.....

 

월요일인 오늘(12월12일), 16호 수술실, 환자가 도착하기전 수술 조수 닥터 김과 초음파와 CT영상을 복습한다.

"닥터 김, 대단하지? 이렇게 많이 퍼진 사람이 수술 대신 다른 비수술요법으로 치료하겠다고 시간과 돈을 허비했으니 참 기가 막힌단 말이야, 갑상선 양쪽 날개는 물론 왼쪽 옆목에 퍼진 림프절들을 함 봐라, 굉장하지?"

"그렇네요, 왼쪽,오른쪽 갑상선에 암덩어리들이 여러개가 있고, 중앙림프절(레벨6), 상부종격동 림프절(레벨7) 전이 말고도 왼쪽 옆목 레벨2,3,4,5에도 더글더글 전이가 심하게 되어 있네요"

"오늘 수술 시간 좀 걸릴거야"

드디어 문제의 환자가 들어 온다. 너무나 평범하게 보이는 이웃집 아줌마다.

"어제 밤에 잘 잤어요? 오늘 수술은 좀 큰 수술이 되겠는데요. 왼쪽 갑상선 암덩어리가 왼쪽 성대 신경을 덮고 있고, 림프절 전이가 너무 심해 이것들을 다 떼고 나면 목소리도 좀 변하고 칼슘도 떨어져 손발이 저릴 지도 모르겠네요"

"목소리는 나중에 돌아 오나요?"
 "네, 목소리가 안돌아 오면 성대성형술을 해서 일상 생활은 할 수가 있지요, 근데 왜 수술 안받고 그 고생을 했어요?"

"수술 안받고 고칠가 해서요"

"대체의학 치료는 의사가 했어요?"
 "아뇨, 의사는 아닌것 같아요"

"안좋아 지는 걸 보고 그 사람은 뭐라 그랬어요?"

"별 말은 ... 안 좋아져서 딴 의사를 만나 보기도 했지요, 그 K대  그 의사...."
 " 그 의사는 뭐라그랬어요?"

"왼쪽 반절제만 하면 된다고 했어요"

"아이구야, 세상에 ........."

 

이 환자의 수술은 우선 왼쪽 측경부 림프절 청소술(곽청술, lateral neck dissection)을 하고, 왼쪽 갑상선엽, 오른쪽 갑상선엽, 중앙경부림프절, 상부종격동림프절 제거술을 히말라야 산악 행군을 하듯 어렵게 어렵게 수행되었다.

왼쪽 부갑상선 두개는 암으로 전이된 림프절들과 한덩어리가 되어 구분이 어려워 보존이 어려웠지만 오른쪽 부갑상선 두 개는 갑상선의 뒷면 피막과 함께 보존이 가능했다. 회복실의 환자 상태는 안정적으로 보인다..

"아~~~아~~~해 보세요"

"아~~, 아~~"
 "수술은 잘 된 것 같아요, 근데 지난 7월7일에 수술 받으라고 했는데 그 후로 소식이 없었는데 어떻게 된 건가요?"
 "수술 안 받으려고 한의사를 찾아가느라고....."

"에휴~~~"

 

병실에는 환자의 남편되는 분이 간호를 하고 있다.

"암은  작을 때 작은 수술로 간단히 고치면 되는 건데.....참 안타깝습니다"

"수술 안 받고 고쳐보려다가......"

"결국은 더 나빠져서 이렇게 큰 수술 받게 되었잖아요, 그 대체의학인가 뭔가 하는 곳이 문제가 있는 것 같은데요"

"네, 그런 것 같군요"

에휴~~, 세상이 수상하니 의학계에도 사이비가 판을 치는구나......

 

☞박정수 교수는...
세브란스병원 외과학 교실 조교수로 근무하다 미국 양대 암 전문 병원인 MD 앤드슨 암병원과 뉴욕의 슬론 케터링 암센터에서 갑상선암을 포함한 두경부암에 대한 연수를 받고 1982년 말에 귀국했다. 국내 최초 갑상선암 전문 외과의사로 수많은 연구논문을 발표했고 초대 갑상선학회 회장으로 선출돼 학술 발전의 토대를 마련한 바 있다. 대한두경부종양학회장, 대한외과학회 이사장, 아시아내분비외과학회장을 역임한 바 있으며 국내 갑상선암수술을 가장 많이 한 교수로 알려져 있다. 현재 퇴직 후에도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주당 20여건의 수술을 집도하고 있으며 후진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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