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T 만난 차, 어디서든 운전자 원하는 대로 일 척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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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스마트폰 ‘커넥티드 카’ 미래차 전쟁 이끈다

미국 액션 드라마 ‘전격 Z작전’에는 말하고 생각하며 스스로 움직이는 자동차인 키트(KITT)가 등장한다. 주인공인 마이클 나이트는 키트를 동료 삼아 특수작전을 수행한다. 손목에 찬 시계를 통해 키트와 통신하며 작전을 지시하는데, 키트도 자율주행을 하며 전자전까지 수행한다. 상상 속에서나 가능했던 일이 이젠 현실이 되고 있다. 바로 ‘커넥티드 카(Connected Car)’다.

 

 

 

커넥티드 카는 ‘인터넷망에 연결된 자동차’라는 의미지만 단순한 네트워크 연결 수준을 넘어선다. 자동차를 스마트폰처럼 쓰는 개념이다. 스마트폰은 이전에 별도로 존재했던 다양한 문명의 이기를 하나로 통합했다. 전화·문자메시지·e메일 같은 통신수단의 통합은 기본이다. 인터넷 접속과 검색, 동영상·음악·e북 같은 미디어 파일의 재생, 카메라와 GPS 등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의 수많은 기기와 기능까지 하나로 모았다. 스마트폰이 나오면서 휴대전화는 인간이 세계와 소통하고 연결하는 매개체가 됐다.

 

전기차·자율주행차에 네트워크 결합

 

이제는 커넥티드 카가 스마트폰의 역할에 도전하고 있다. 자동차가 인터넷에 연결돼 차 안은 물론 집과 사무실 등 멀리 떨어진 곳의 전자기기 등까지 다룰 수 있는 ‘스마트 기기’로 진화하고 있다. 자동차의 역할과 승차한 인간이 할 수 있는 작업의 범위를 급속도로 확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이 ‘손 안의 컴퓨터’가 됐듯이 커넥티드 카는 ‘달리는 컴퓨터 네트워크 시스템’이다. 커넥티드 카는 전기자동차와 자율주행자동차에 스마트폰 같은 네트워크를 삼중 결합해 인류에게 새로운 미래를 안겨줄 제4차 산업혁명의 기수로 떠오르고 있다.

 

커넥티드 카의 핵심은 인포테인먼트(정보+엔터테인먼트) 제공이다. 자동차의 멀티미디어 시스템을 운전자나 탑승자의 스마트폰이나 인터넷과 연결한다. 자동차의 대시보드는 인터넷 창이자 고급 오디오·비디오 시스템으로 진화한다. 오디오와 비디오 파일을 재생하는 순간 차 안은 순간적으로 콘서트홀·록공연장·재즈클럽 또는 영화관으로 변한다. 인터텟 연결을 통해 자동차가 쾌적한 사무실이 되기도 한다. 자동차가 일시 또는 영구적인 무인주행 상태가 되면 탑승자는 물론 운전자까지 자동차 안의 멀티미디어를 즐길 수 있다.

 

 

 

다양한 인포테인먼트 제공이 핵심

 

커넥티드 카의 꽃은 사물인터넷(IoT)이다. 차 안에서 집이나 사무실의 냉난방이나 환기를 조절하는 것은 기본이다. 이를 통해 집에 도착하자마자 알맞게 냉난방, 환기가 된 주거 환경을 즐길 수 있다. 멀리 떨어진 집의 전기·가스 조절은 물론 냉장고나 오븐을 원격 조종할 수도 있다. 공간을 넘어 쾌적한 삶을 준비하거나 대비할 수 있다. 이런 기능이 더욱 진화하면 자동차로 이동하는 동안 집에서 인공지능시스템이 내 몸 상태와 기분에 맞는 요리를 선택해 저녁밥상을 미리 만들어 놓을 수도 있다. 인간은 차에 타고 있는 동안에도 인터넷에 연결되는 것은 물론 다양한 작업을 원격으로 할 수 있다.

 

커넥티드 카는 인간친화적이다. 자동차는 센서를 통해 운전자의 시선을 감시해 피로도와 건강 상태를 파악한다. 이를 바탕으로 최적으로 운전할 수 있도록 차량 내 온도와 습도를 자동으로 조절한다. 자동차는 더 이상 인간이 운전하는 대로 움직이는 단순한 기기가 아니라 인간과 소통하는 ‘인터랙티브’ 도구로 변신한다. 이 과정에서 운전자의 건강 상태를 체크해 의료기관이나 인공지능 의료시스템과 연결할 수도 있다. 커넥티드 카를 타는 것만으로도 병원과 공연장에 가는 효과를 동시에 누릴 수 있다.

 

2020년 세계 생산 차량의 75% 차지

 

커넥티드 카는 자동차의 진화를 주도한다. 우선 센서를 통해 차량의 외부 상황을 자체 감지해 앞차와의 거리 유지, 위험 회피 등 안전운전을 보장할 수 있다. 자율주행 기능 등과 결합해 자동차가 최적의 길로 운전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목적지 주변에 다다르면 주차장 정보를 파악해 자동으로 진입하기도 한다. 자동주차 기능은 기본이다.

 

커넥티드 카에서 차량의 자체 모니터링과 진단 시스템은 기본이다. 차량 간(V2V) 통신과 차량과 외부 정보시스템 간(V2I)의 통신 시스템도 필요하다. 부분 자율주행과 자동 안전운전을 위해서는 자동차가 하나의 두뇌가 돼 외부 정보를 파악할 수 있는 고도의 센서가 필요하다. 이를 통해 자동차의 상태를 스스로 파악해 부품이나 소모품 보충, 자동 점검과 수리도 할 수 있게 된다. 전문가와 연결해 원격 정비도 가능해진다. 자동차가 모든 것을 알아서 척척 하는 인공지능(AI) 시스템으로 진화하는 시대가 멀지 않았다.

 

커넥티드 카는 스마트폰에 필적하는 거대 시장을 낳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정보기술 자문회사인 가트너는 2020년 전 세계에서 생산될 9200만 대의 자동차 중 75%인 6900만 대를 커넥티드 카가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주행 차량의 5대 중 1대가 커넥티드 카일 것이라며 관련 시장이 1600억 달러를 넘을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따라 관련 산업 전체에 연관 효과를 창출해 제4의 산업혁명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자동차·IT 업체 제휴 활발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전 세계 자동차 업체와 IT 업체는 전략적인 제휴에 나서고 있다. 이미 독일의 BMW나 폴크스바겐 같은 완성차 업체는 LG나 삼성 같은 IT 업체와 연결해 커넥티드 카의 상용화를 서두르고 있다. 미국의 포드는 온라인 쇼핑업체 아마존이 확보한 음성기술을 결합해 차 안에서 집과 사무실의 전자기기를 원격 조종하는 시스템을 마련하고 있다. 자동차 부품 업체 보슈는 스마트 솔루션을 개발해 차 안에서 집 안의 각종 기기를 IoT로 조작하는 기술을 선보였다. 보슈는 이 시스템을 완성차 업체에 공급할 계획이다. 커넥티드 카의 인포테인먼트를 위해서는 최고 수준의 차량 오디오와 비디오 등 멀티미디어 시스템이 필요하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14일 이사회에서 케넥티드 카와 오디오 부문 전문업체인 하만의 인수를 의결한 것도 이 때문이다. ?

 

이 분야를 둘러싼 애플과 구글 간의 경쟁도 치열하다. 애플은 벤츠·볼보와 제휴해 2014년 3월 제네바모터쇼에 자동차 대시보드를 스마트폰 화면처럼 쓸 수 있는 ‘카플레이’를 탑재한 커넥티드 카를 내놨다. 구글은 2014년 6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이용자를 위한 ‘안드로이드 오토’를 내놨다. 구글은 혼다, 아우디, 제너럴모터스, 현대기아차 등 자동차 업체와 LG전자, 파나소닉, 엔비디아 등 IT 업체를 모아 커넥티드 카 연합인 OAA(Open Automotive Alliance)를 발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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